미국 기업들 무역분쟁 '불똥'…"내년 실적악화 우려"

입력 2018-11-05 14:22  

미국 기업들 무역분쟁 '불똥'…"내년 실적악화 우려"
"옷걸이부터 중장비까지 수입가격 올라…목재·곡물 수출은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미국 기업들이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거나 거래처 다변화 등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기업 가운데 3분기 실적을 내놓은 75%의 발표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로 미국의 목재와 곡물 수출이 감소했고 옷걸이에서부터 중장비까지 수입가격이 상승했으며 제조업체의 이익률이 압력을 받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드하 주식투자전략가는 "S&P500 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상당히 퍼져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은 적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목재 업체인 웨어하우저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관세 부과에 따라 대중국 목재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철도운영업체 유니언퍼시픽은 중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곡물 수송 부문에서 계절적 특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며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매출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는 관세 부과로 이익을 보기도 했다. 코스트코의 리처드 갤런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산 돼지고기의 3분의 1 정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데 이게 바뀌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갔고 비용 절감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는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 추세와 맞물리고 있다. 분석가들은 내년에는 수익성 개선 추세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7.1% 증가했다. 이런 3분기 실적 호전의 약 3분의 1은 미국 법인세 감세에 따른 효과지만 내년에는 감세 정책이 종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리피니티브는 S&P 500 기업의 매출액은 8% 늘어 지난 3개 분기보다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이 S&P 500 기업 가운데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130여개 기업의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경영진과 애널리스트들이 언급한 '관세'나 '중국 무역', '무역 전쟁'이란 용어는 600여 차례 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용어들은 6배 늘어난 것으로 기업들이 무역분쟁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줬다.
UBS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주식투자전략가는 미국의 2천억 달러(약 224조6천억원)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25%로 올리는 것은 S&P 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을 2~3%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는 이미 다양한 기업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근무복 전문업체인 신타스는 옷걸이 비용이 늘었다고 말했고, 마이크론은 분기 매출총이익률이 0.5~1%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공구 제조업체인 스탠리 블랙앤드데커는 원재료의 3분의 2를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관세 부과와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추가 비용은 500억 달러에 이르며 내년에는 2천5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 1월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는 시간이 걸리며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그워너는 올해 2천만 달러의 관세와 비용 증가가 예상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자체적으로 흡수해왔다고 밝혔다.


justdu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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