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마우스 창조주'를 넘어…'절충주의'로 만나는 이동기

입력 2018-11-07 16:07  

'아토마우스 창조주'를 넘어…'절충주의'로 만나는 이동기
8일부터 피비갤러리 개인전서 절충주의·추상화 연작 소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작가 분신인 아토마우스는 망토를 휘날리며 얼마나 멀리 어디로 날아갈 수 있을까. 나는 그 끝이 궁금하다."
1999년 5월 12일 자 한겨레에 실린 미술평론가 강홍구의 이동기 비평이다.
1967년생인 이동기는 한국 팝아트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처음으로 한국 현대미술에 만화 이미지를 본격 도입했다.
1993년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교배해 창조한 '아토마우스'는 지금까지도 이동기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수식어다. 이동기 작업은 '아토마우스'를 뿌리로 '더블비전' '절충주의' '추상화' '낱말들' 등 다양한 갈래로 뻗어 나갔다. 하지만 '아토마우스'가 드리운 그늘이 너무 길고 짙었던 것도 사실이다.
8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피비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이동기: 2015∼2018'은 최근 3년간 제작된 '절충주의'와 '추상화' 연작을 통해 이동기 작업세계를 좀 더 전체적으로 조망하려는 시도다.
김혜경 피비갤러리 대표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기 작업을 언급할 때 너무 '아토마우스'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아토마우스'가 하나의 레이어라면, 확장된 것이 '절충주의'라고 생각해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유명 만화·영화 캐릭터와 영어 단어, 각종 도형 및 기호가 뒤범벅된 '핑크팬더'(2015), '해시태그'(2015), '스누피'(2018) 등은 여러 이미지가 중첩된 '절충주의' 작업이다. 오래된 인쇄물을 확대한 것 같은 망점과 색면 모자이크로 구성된 '추상화' 연작도 절충주의 작업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서로 충돌하는 이미지들이 결합한 '절충주의'는 파편화돼 있고 어떠한 의미 체계도 합리적이지 않은 작업"이라면서 "일부러 이를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기 작업은 계속 옷을 갈아입고 있지만, 대중문화를 비롯한 다른 장르와의 벽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작가는 "돌이켜보면 어떠한 경계에 의문을 갖는 태도를 견지해 온 것 같다"며 "제 작업도 순수미술과 그 바깥 영역인 만화를 절충하거나, 아톰과 미키마우스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절충하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이제 팝아트라는 단어가 예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순수예술과 대중문화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시대다. 작가는 '아토마우스' 작업을 상기하면서 "초기 작업할 때만 해도 만화적 이미지를 순수예술에서 다룬다는 건 금기였다. 제 작업을 보고서 주변에서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피비갤러리는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이동기 작업 여정을 돌아보는 도록도 올 연말 발간할 계획이다.
전시는 내년 1월 19일까지. 문의 ☎ 02-6263-2004.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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