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무웅 위원장 "이때 놓치면 문학관 10~20년 표류할 수도"

입력 2018-11-08 17:24   수정 2018-11-15 12:00

염무웅 위원장 "이때 놓치면 문학관 10~20년 표류할 수도"
"용산에 제대로 된 국가적시설 선다면 언젠가는 문학관이 들어가야"
국립한국문학관 부지 선정 발표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이렇게 쫓기듯 문학관을 건립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마음과 함께 이때를 놓치면 문학관 건립이 10~20년 표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염무웅(문학평론가) 위원장은 8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학관 건립부지로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솔직한 소회를 털어놨다.



"원래 우리가 원했던 곳은 은평구보다 더 중심적인 곳인 용산이었지만 용산공원의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지고 미군 부대가 나가고 지질조사, 환경조사를 거쳐 종합적인 건립 계획을 세우려면 10년도 더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사이 어떤 상황 변화가 올지 모르고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한 대로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부지로 결정했습니다."
염 위원장은 "우리나라처럼 격변하는 나라에서 가령 5~10년 뒤에 '문학관 뭐하러 자꾸 지으려고 그래'라고 하는 사람도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말 문인들이 주축이 된 문학진흥정책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소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터를 문학관 부지로 결정했다가 건축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와 국토부, 국무총리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이시영(시인) 설립추진위 부위원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양에 차지 않는 부지를 선정한 것"이라며 "용산가족공원과 별개인 국립중앙박물관 옆의 아주 좋은 위치에 들어가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서울시 반대에 국토부, 총리실로 넘어가서… 대통령 면담도 신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등의 반대에 부딪혀 수개월 간 표류하던 문학관 건립은 올 5월 문학 관련 5단체장이 참여하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가 발족하면서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설립추진위는 최적지로 여겼던 용산은 제외하고 지자체에서 공모한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26곳을 심사해 가능한 후보지를 추렸다.
추진위 산하 건립운영소위원회에서 추천한 4곳(기자촌 근린공원·문화역서울284·파주 출판단지 부지·헤이리 문화예술마을)을 놓고는 추진위원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고 했다. 막판에는 기자촌 근린공원과 파주 출판단지 두 곳을 놓고 채점까지 해서 점수가 더 높게 나온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선정 과정에서 한때 과천 정부종합청사 옆 행정안전부 소유 공터와 서울역284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기획재정부와 문화재청 반대에 가로막혔다고 했다.
염 위원장은 "만약 대통령이 모든 난관을 무릅쓰고 문학관을 문인들이 제일 원하는 곳에 두라고 할 정도로 문학관에 대한 국가적 이해가 높다면 부지로 용산이 결정되겠지만… 그 점에 대해선 추진위뿐만 아니라 모든 문인이 서운한 마음이 있다"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 우리가 원하는 1, 2번이 다 안 된 것은 논리적 결과가 아니라 현실적 장벽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도서관이 지금 서초동 자리에 들어가기까지 수십 년 동안 여러 번 옮겨 다녔다"며 "용산에 문화와 생태가 교류하고 융합하는 제대로 된 국가적 시설이 만들어진다면 언젠가는 문학관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믿음"이라고 덧붙였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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