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고공농성 372일째…의료진 굴뚝 올라 건강검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겨울이 오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작은 질병에도 취약해질 텐데 걱정입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홍종원 의사, 길벗 한의사회 오춘상 원장, 심리치유공간 와락의 하효열 치유단장 등 3명은 18일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의 높이 75m 굴뚝에 올라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이같이 말했다.
파인텍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은 파인텍 공장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이곳 굴뚝에 올라가 농성 중이다. 농성자들은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힘든 폭 80㎝의 철제 통로에 겨우 천막을 쳐놓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18일로 농성 372일째를 맞는다.
이날 오후 1시 10분께 굴뚝에 올라 혈압과 혈액 등을 검사한 의료진은 침 치료와 상담을 마친 뒤 약 2시간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인의협 의사 홍씨는 "굴뚝에 오른 지 1년이 지나서 영양 상태 불균형이 심해졌다"며 "특히 처음 굴뚝에 오를 때와 비교하면 체중이 10%나 줄었고 면역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이 협소해서 목과 허리 등 근골격계에 통증이 있다"며 "식사가 제한적으로 공급돼 조절이 자유롭지 않고 위장계통의 문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굴뚝 농성장에 올라가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건강을 체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홍씨는 "농성 중인 두 사람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강한 의지가 있어 작은 아픔 정도는 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추위를 대비해 손발 보온에 신경 쓰고 습기가 차서 주위 환경이 얼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료진은 파인텍 고공농성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촉구했다.
홍씨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회사 측과의 교섭이 잘 이행되길 바란다"며 "정부도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 단장은 "고공농성 1년이 넘도록 문제가 해결 안 돼 의료진으로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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