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크루즈 여행 맛보기

입력 2018-12-09 08:01  

[연합이매진] 크루즈 여행 맛보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크루즈(유람선 여행)는 이제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미국의 부유한 은퇴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몇 달 동안 대양과 대양을 건너며 세계를 일주하는 것만이 크루즈는 아니니까.



'호화 여행'의 대명사였던 크루즈는 이제 목적지도, 일정도, 실어나르는 배도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기껏해야 9일짜리 휴가에 만족해야 하는 직장인도 짧게나마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비싸다는 인식도 있지만, 고급 리조트 호텔에서 먹고 자고 놀고 마시는 모든 일이 해결되니 따지고 보면 그렇게 비싼 것만도 아니다.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몸을 구겨 넣고 몇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짐을 싸고 풀 필요도 없이 침대에 편히 누워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나라, 새로운 항구에 도착해 있다는 것은 더욱 큰 매력이다.
내년이면 인천과 부산에 22만t급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전용 부두가 문을 열고, 두 곳을 모항(母港)으로 하는 전세선이 출항할 예정이다. 모항은 크루즈선이 잠시 들러가는 기항지가 아니라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항구다. 비록 전세선이 아닌 정기 모항으로 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크루즈 여행이 대중화하는 첫발은 떼는 셈이다.
최근 중국에서 크루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국의 주요 항구와 서해를 두고 마주한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없는 것을 찾는 게 빠른 크루즈선

지난 10월 인천항에 기항한 프린세스 크루즈의 코랄 프린세스호를 둘러봤다.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하와이, 필리핀, 베트남, 홍콩, 대만, 중국을 돌아 인천에 도착한 배는 다시 일본, 알래스카를 거쳐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는 60박 일정으로 태평양을 도는 세계 일주 중이었다.
2003년 건조해 2016년 리노베이션을 한 배는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고급 호텔 분위기로 꾸며졌다.
9만t급 코랄 클래스에 속하는 코랄 프린세스는 승객 2천명, 승무원 900명을 태울 수 있다. 총 길이가 295m로 축구장 3개(300m)를 이어놓은 것과 비슷하고, 63빌딩의 높이(250m)보다 길다. 파나마 노선에 투입되는 이 배는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폭이 32m로 좁은 편이다. 프린세스 크루즈의 주력 선박인 10만∼11만t급 그랜드 클래스는 오히려 선박 길이가 5m 더 짧다.
'바다 위의 리조트 호텔'이라 부르는 크루즈선 안에서는 없는 것을 찾는 게 빠르다.
우선 뷔페식당과 정찬 식당 외에 이탈리아 식당, 뉴올리언스 스타일 스테이크 하우스 등 전문 식당과 카페에서, 야외 수영장 옆 피자와 아이스크림, 햄버거와 핫도그 등으로 하루 세끼가 모자라게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칼로리는 실내외 수영장과 야외 농구장, 미니 골프장, 피트니스 센터에서 소비하면 된다. 아이들은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어린이집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고, 어른들도 전용 구역(sanctuary)에서 조용히 휴식할 수 있다.
배는 밤에도 잠들지 않는다. 대극장에서는 뮤지컬이나 쇼를, 실외 풀장에서는 밤마다 별빛 아래서 영화를 감상한다. 카지노와 바, 클럽도 운영된다. 사진 스튜디오, 예식장, 스파&마사지, 미용실이 있고, 일정 막바지 할인 폭이 커지는 면세점도 유용하다.



겨울엔 가깝고 따뜻한 동남아·남반구 노선

크루즈는 해당 지역의 가장 좋은 계절에 운항한다. 프린세스의 대표 노선인 알래스카는 너무 춥지 않고 빙하를 감상하기 좋은 5∼9월이다. 시즌 초반과 막바지인 5월이나 9월은 약간 저렴하고, 성수기인 7∼8월에 가장 비싸다.
올겨울 첫 크루즈 여행을 시도한다면, 가깝고 따뜻한 동남아나 호주·뉴질랜드가 적당하다. 프린세스 크루즈가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운항하는 동남아 3박 크루즈는 11t급 사파이어 프린세스호를 타고 말레이시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 페낭과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돌아온다.
12월 18∼21일 일정은 할인 요금을 적용해 38만원(인사이드)∼52만원(미니스위트)에 내놨다. 내년 1월 30일(4박)과 2월 15일(3박) 출항하는 일정도 특가로 판매한다.
북반구의 겨울에 호주와 뉴질랜드 노선은 4척의 배가 운항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10만∼14만t급 대형 크루즈를 타고 시드니나 멜버른에서 출발해 5일이나 8일 일정으로 태즈메이니아, 남호주, 서호주를 일주하는 경우는 항공료를 제외하고 1인당 73만원부터다. 호주와 뉴질랜드 남·북섬을 묶은 13일 일정은 170만원부터. 뉴질랜드 남섬의 피오르 해안을 구석구석 볼 수 있다.



가격 차이 큰 객실은 어떻게 고를까

창이 아예 없는 복도 쪽 인사이드 객실이 가장 싸다. 열리지 않는 창문이 있는 바다 전망 객실,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발코니 객실, 프리미엄 객실인 미니 스위트와 스위트 순으로 점점 비싸진다. 알래스카 같은 압도적인 풍광을 지나는 노선이라면 최소한 발코니 객실 정도는 되어야 배에서 기항지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기 좋다고 추천한다. 하지만 모든 활동은 밖에서, 객실 안에서는 오로지 잠만 자겠다면 인사이드 객실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사진·자료 제공 프린세스 크루즈)
mi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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