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독수리훈련 '축소'…전략무기 불참·상륙훈련 배제할듯

입력 2018-11-22 10:05   수정 2018-11-22 11:20

美, 내년 독수리훈련 '축소'…전략무기 불참·상륙훈련 배제할듯
'北 비핵화 대화' 견인 조치…韓 "국군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이 내년 봄에 예정된 한미연합 실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 규모 축소를 검토하는 것은 북미간 비핵화 대화를 견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한미 국방당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회의를 통해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군사분야에서 지원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미국의 내년 독수리훈련 축소 검토는 이런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내년 독수리훈련에 美 전략무기 불참…대규모 상륙훈련 없을듯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독수리훈련은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조금 재정비되고 있다"면서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SCM 이후 한미 국방당국이 내년에 진행할 연합훈련의 전체적인 방향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연합훈련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는 만큼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번 SCM 직후 펜타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티스 장관과 저는 앞으로 외교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군사 분야에서 어떻게 잘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향후 연습과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했다"며 "11월 15일까지 실무진에서 검토하고, 12월 1일 이전에 결심해서 향후 문제가 없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는 내년 전체적인 연합훈련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리 국방부 관계자가 22일 밝혔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측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결정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내년 한국군의 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 군의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되지만, 연합훈련 때 미군 전력이 얼마나 참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12월 중에 훈련계획과 관련한 회의가 있어 그때 전체적인 방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 관계자들은 미국이 독수리훈련 축소를 검토하는 만큼 B-1B 전략폭격기,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도 실시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달가량 미뤘다가 지난 4월에 실시한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KR)연습 때도 미국 전략무기는 동원되지 않았다. 다만, 독수리훈련 일환으로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시행했고, 배수량 4만500t의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1)과 본험리처드함(LHD-6)이 투입됐다.
키리졸브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을 말한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계획 5027' 등을 적용해 컴퓨터 워게임으로 진행된다. 지난 4월 연습 때 미군 1만2천200여명이 참가했다. 독수리 연습은 병력과 장비의 전개를 수반하는 야외 실기동훈련(FTX)이다. 올해 해외 증원전력을 포함한 미군 1만1천500여명과 한국군 약 30만명이 참여했다.



◇ 연합훈련 축소·연기 줄이어…軍 "대대급 규모 연합훈련 정상시행"

올해 들어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2개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 등의 대형 한미 연합훈련이 중지됐거나 연기됐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이후 지난 8월 예정됐던 UFG연습이 시행되지 않았다. 한미 해병대의 KMEP는 올해 19회가 예정됐으나 11회만 시행됐다.
비질런트 에이스훈련은 이번 SCM 회의에서 실시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훈련은 2015년부터 매년 12월 시행되는데 작년 12월에는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한미 공군 270여 대의 항공기가 참가했다. 훈련 내용이 공세적이어서 북한에는 큰 위협이 된다.
또 대규모 항공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도 2월에서 4월로 연기되어 시행됐다. 애초 B-52 폭격기 2대가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취소됐다. 한미 전투비행대대 전술과 연합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되는 쌍매훈련(Buddy Wing)도 이달 5~9일 예정됐으나 12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미는 지난 6월 대규모 연합훈련 중지 또는 연기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지침)을 정했다.
당시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의 경우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각 부대 전투대비태세를 고려해 훈련 규모, 시기, 내용을 긴밀히 협의해서 공동발표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쪽의 한미 외교·안보 당국의 정책을 뒷받침하면서 훈련 중단으로 인한 군의 혼선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연합훈련이 줄줄이 중지 또는 연기되면서 연합방위태세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방위체제 틀 속에서 한미동맹이 결속되는데 연합훈련이 중지되거나 연기되면 유사시 양국 군이 제대로 손발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국방부는 군별로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연합훈련은 계속하고 있으며, 한국군 단독훈련도 정상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연합전력 약화 우려는 기우라고 주장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된 한국군 단독의 지휘소연습인 태극연습과 10월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시행된 호국훈련 등이 대표적인 한국군 단독훈련이다. 올해 이들 훈련은 UFG 연습 유예를 고려해 균형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고자 '위기관리 및 전시전환', '방어작전'에 중점을 둬 실시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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