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년 만에 금리인상 유력…가계부채·한미금리차 부담 영향

입력 2018-11-25 06:15   수정 2018-11-25 08:55

한은 1년 만에 금리인상 유력…가계부채·한미금리차 부담 영향
내년 추가 금리인상은 불투명…금융안정과 경기둔화 중 어디에 방점 찍을 것인가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1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 빚 증가와 부동산 시장 불안, 한미 금리차 확대 등이 금리인상 필요성으로 꼽힌다. 다만 경기가 꺾이는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한은 1년 만에 금리인상 확실시…금융안정 챙길 때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오히려 동결이 이변으로 여겨질 분위기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 이후 뚜렷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무엇보다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2명으로 늘었다. 이일형 금통위원에 이어 고승범 위원이 인상 의견에 동참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후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금융안정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이 총재는 실물경기가 흐트러지지 않으면 금리인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차례 금리인상이 긴축은 아니며 정상화 과정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소득 증가율보다 여전히 빠른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계신용은 3분기 기준 1천514조원으로 작년보다 95조원(6.7%) 늘었다. 올해 상반기 명목 국민총소득 증가율(3.3%)에 비교하면 속도가 2배 수준이다.
부동산발 금리인상 필요성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 금리는 부동산 정책은 아니라면서도 가계부채와 집값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이 총재는 또 내외금리차에 좀 더 경계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역전 폭은 1%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연준은 내년에도 금리를 약 3회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어간다고 해서 당장 대규모 자금유출이 벌어지진 않겠지만 위기감은 커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안정이 결정적 요인이고 한미 금리역전 폭 확대는 하나의 고려사항 같다"며 "한은이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6년 5개월 만인 작년 11월에 통화정책 방향을 튼 뒤 추가 인상 시기를 계속 살펴왔다.
연초엔 물가 상승률이 1%까지 떨어진 가운데 총재 임기만료와 총선 등이 겹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반기 들어선 경기 논란이 불거졌다. 8월에 이일형 위원이 인상 의견을 냈지만 '고용 쇼크'에 발목이 잡혔다.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5천명으로 추락하며 충격을 줬다.
지난달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값 급등 시기 정부 당국자들의 금리 발언이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정부 때 '척하면 척' 발언에 데인 한은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는 일'을 안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 경기 둔화국면은 우려…추가 금리인상 불투명
이달 금리인상에서 '동결' 소수의견이 1명일지 2명일지가 관심사다. 금통위 다음 행보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왕비둘기'로 꼽히는 조동철 금통위원은 올해도 인상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인석 금통위원은 물음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에 2.0%로 올라서는 등 높아지는 흐름을 보여서다. 그는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보지만 물가 상승세를 확인해가면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만장일치 금리인상이 어려운 배경에는 경기 둔화세가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 눈높이가 낮아지고 활기가 약해지는 추세다. 투자가 감소하고 고용시장은 싸늘하다. 수출이 버티고 있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다.
미중 무역분쟁, 미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중국 성장세 둔화 등 나라 밖에서도 우려 요인이 늘어나는 데다가 어디로 튈지 짐작하기도 매우 어렵다.

어느 측면에서 봐도 경기과열 국면을 식히려고 금리인상을 하는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의견 차이가 나는 부분은 내외금리차 확대나 가계 빚 증가에 따른 부작용과 경기 둔화 중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다. 살림살이가 다소 어렵지만 둑을 높이는 데 주력할 때냐, 확률이 낮은 홍수 대비보다는 당장 굶주림을 해결해야 할 상황이냐 판단 차이다.
한은은 현재 한국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한다. 또, 최근엔 경기 진폭이 크지 않다고 본다.
반면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안 좋아서 이자를 못 내는 기업이 늘어나는데 금리를 올리면 엇박자가 난다"며 "상반기에 올려놔야 했는데 실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더 인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또 요동치거나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더 올리지 않는 한 당분간 동결이 예상된다.
merciel@yna.co.kr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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