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차기 대권 예비주자들 수난시대…"살아남는 자가 강자"

입력 2018-11-25 06:30  

민주 차기 대권 예비주자들 수난시대…"살아남는 자가 강자"
안희정 이어 이재명·박원순도 정치적 시험대
'위기 극복' 주목…입지 증명해야 '대선주자 반열' 오를 듯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여권의 잠룡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성폭력 사건으로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도 정치적 시험대에 선 모양새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이 지사다.
이 지사는 성남시 조직폭력배 연루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등 이미 숱한 논란에 휩싸여왔다.
여기에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아내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친형 이재선씨 강제입원 사건까지 다시 불거져 이 지사는 코너에 몰렸다.
박 시장은 여야가 정기국회 이후 실시하기로 한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에서 난관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문제가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직원 친인척의 정규직 전환 문제, 이른바 고용세습 논란에서 시작된 만큼 야당은 이번 국조를 사실상 '박원순 청문회'의 기회로 벼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맞붙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 이어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도약하며 정치적 무게감을 키웠다.
지난해 대선에서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박 시장은 3선 서울시장으로 거듭나면서 정책 역량 등 내공을 쌓는 데 주력해 왔다. 민주당의 차기 예비주자 중 한 명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이 없다.
따라서 박 시장과 이 지사 모두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대권의 꿈'을 키우는 것에 비례해 '검증'은 혹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권의 '파워게임'이 본격화하고, 그 과정에서 차기 대권주자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공세가 거칠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찾아오는 위기와 시련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기회로 바꿔내 정치적 입지를 증명해야만 명실공히 '대권주자 반열'에 확실히 오를 수 있다는 것도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불문율이다.
실제 과거에도 '온실 속 화초'보다는 당내외 투쟁을 거쳐 대선주자의 자리를 꿰찬 사례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운명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친노(친노무현) 폐족의 수장'이라는 조소 속에 가시밭길을 걸은 끝에 대권을 거머쥔 대표적인 사례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을 비롯해 오랜 시간 끊임없이 당내 비주류의 격렬한 공격과 내분을 이겨내고 정리한 끝에야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었다.
탄핵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대권을 거머쥐기까지 험로를 걸어야 했다.
2007년 첫 대권 도전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와 맞붙은 경선은 대선 못지 않게 상호 공세 수위가 높았고,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석패했다.
이후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의 후유증이 치유되지 않아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측과 불편한 관계 속에서 '한지붕 두살림'을 꾸려나간 끝에 대선 후보의 자리를 꿰찼다.



수많은 논란에도 여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는 이 지사도 이런 과거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피해자'로 자신을 규정하며 오히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소년공 출신 흙수저'를 내세우며 과거부터 아웃사이더 기질을 강조해온 이 지사로서는 부당한 탄압에 맞서는 투사의 이미지로 논란의 파고를 정면돌파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지사는 '혜경궁김씨'나 친형 강제입원 논란 등과 관련해 "경찰의 정치공세", "부당한 올가미"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과거 관행 등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경찰이 정치를 하며 과도하게 수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주로 사생활이나 사회통념상 거부반응이 큰 문제로 인식되는 만큼 과거 대권주자들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같은 선상에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또한, 안 전 지사와 이 지사, 박 시장 등 비주류 잠룡에 대한 '숙청설'도 있지만, 여권 관계자들은 "소설이나 '지라시'에나 어울릴 법한 무리한 해석"이라며 선을 긋는다.
한편, 이들 외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같은 여타 잠룡들은 등판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점에서 여권의 차기 도전자 자리를 둘러싼 '살아남는 자가 강자' 레이스는 아직 시작도 안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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