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600조 자영업대출 400만 다중채무자 가계부채 '뇌관'

입력 2018-12-02 06:05  

[금리인상] 600조 자영업대출 400만 다중채무자 가계부채 '뇌관'
"대출 한쪽서 부실화되면 도미노처럼 빠르게 전염"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과 3개 이상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이 가계부채 부실화의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고신용자 위주로 구성된 대출 차주 구성과 금융회사의 여신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금리 인상이 당장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게 보는 분위기다.
다만 하위계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용시장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만 커질 경우 취약계층부터 서서히 연체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제2금융권으로 몰려간 자영업대출
2일 기준으로 정부와 한은, 민간연구소들이 한국은행 금리 인상 이후 가장 취약한 고리 중 하나로 주목하는 부분이 자영업대출이다.
우선 자영업대출은 규모 자체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2분기말 기준 자영업대출이 590조7천억원이라고 집계했지만 자영업대출은 가계대출에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역시 정확한 규모라 보기 어렵다.
증가세가 급격히 확대된 점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 7% 수준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영업대출은 2분기 기준으로 1년 전 대비 15.6% 증가했다. 증가율이 두 배를 넘는 것이다.
2금융권에서 자영업대출이 많이 나간 점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자영업대출 증가율은 은행이 10.8%인 반면, 상호금융 45.7%, 저축은행 41.3%, 여신전문금융회사 15.9% 등 제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은행권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더 취약한 상황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대출 중 60대 이상 차주 비중이 2014년말 20.4%에서 올해 2분기 24.2%로 늘어난 점에 비춰볼 때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자영업 창업 증가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들은 다른 소득원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영위하는 자영업이 실패할 경우 위기 가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다중채무자 '부도 전염' 가능성
411만명에 달하는 다중채무자 역시 취약한 고리로 공통적으로 지목된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쓰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대출 규모가 크고 대출 돌려막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들이 금융사에서 받아온 대출이 493조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다중채무자의 '부도 전염 효과'를 우려한다.
여러 금융권역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경우, 한 권역에서 대출이 부실해지면 다른 권역에서도 빠르게 부실화되면서 일종의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감안할 때 부채 고위험가구가 34만6천가구(전체의 3.1%)이고 이들의 부채가 57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하고 있다.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가 38만8천가구(3.5%)로 늘어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 연체율 이미 상승곡선
연체율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점차 오름세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은행보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국내은행의 9월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0.54%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0.43%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다행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25%에서 0.26%로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신협과 농협 등 상호금융권의 9월말 연체율은 1.56%로 1년 전 1.34%보다 0.22%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상승 폭으로 보면 은행의 두배인 셈이다.
보험업권 역시 가계대출 연체율이 서서히 오르는 추세다.
3분기 기준 연체율이 0.59%로 1년전 0.49%포인트보다 0.10%포인트 올랐다.
서민금융업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7월 말 기준 대부업 상위 20개사의 연체율은 6.3%로 작년 말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특히 60세 이상 남성 연체율이 무려 9.8%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6.2%였던 연체율이 3.6%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리 0.25%포인트가 취약차주에게는 상당히 크게 다가올 수 있다"면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차주는 내수경기가 꺾여 소득이 줄어드는 와중에 이자 부담이 커지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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