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정식조사했지만…송산리 고분군 석축 성격 규명 무산

입력 2018-12-05 10:06   수정 2018-12-05 10:27

30년만에 정식조사했지만…송산리 고분군 석축 성격 규명 무산
정상부 3단 석축서 기둥·쇠못 발견…매장주체부는 안 나와
"적석총·제사시설 중 한쪽으로 확증할 근거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88년 시굴조사 이후 30년 만에 시행한 정식 발굴조사에서도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정상부 석축(石築) 시설의 성격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함께 백제 무령왕릉이 있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 석축 시설 2곳에 대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송산리 고분군에는 백제 고분 7기가 있다. 그중 1∼5호분은 횡혈식 석실분(橫穴式 石室墳·굴식돌방무덤)이고, 6호분과 무령왕릉은 벽돌을 쌓아 만든 전축분(塼築墳)이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이종수)이 지난 6월 시작한 발굴조사 대상지는 무령왕릉과 모형전시관 사이에 위치한 하단부 A지구 1천140㎡와 1∼4호분 북쪽 정상부 D지구 625㎡였다.
봉분 형태로 복원된 D지구에서는 폭이 1단 15m, 2단 11.4m, 3단 6.9m인 높이 3.9m의 3단 석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30년 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천제를 지낸 제사시설이라는 설과 송파구 석촌동 고분과 유사한 적석총(積石塚·돌무지무덤)설, 석탑설이 제기됐다.



백제왕도추진단은 이번 조사에서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가 나오지 않았고, 남쪽에서 5.5m 간격으로 나무기둥을 세운 구멍이 발견돼 제사 관련 시설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석축 하부는 흙을 켜켜이 다져 올리는 판축(版築) 기법을 사용하고, 상부는 기반층을 깎아내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쌓는 삭토(削土) 기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사단은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주변에서 쇠못이 출토돼 적석총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쇠못이 널을 짤 때 사용하는 관정인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석축 시설 자체가 너무 훼손된 상태"라며 "제사시설과 무덤 중 한쪽으로 결론 내릴 만한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해문 백제왕도추진단 학예연구관은 "유적 자체는 석촌동 고분과 매우 흡사한데, 매장주체부가 없다"며 "이번 조사 성과를 두고 학계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제 개로왕의 가묘(假墓·임시로 조성한 무덤)설에 대해 "가묘여도 매장주체부는 조성했을 듯하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30년 전 조사에서 한 변 길이가 14.2m로 추정된 A지구 사각형 석축은 이보다 긴 20.5m로 확인됐다.
과거에 제사시설로 봤던 석축 가운데에서는 가로 5.2m, 세로 2.1m, 깊이 3.1m인 거대한 구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석축 남쪽에서는 중앙부 구덩이보다 조금 작지만, 형태는 비슷한 또 다른 구덩이가 발견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남쪽 구덩이를 폐기한 뒤 중앙부 구덩이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구덩이에는 신목(神木)처럼 신성 구역임을 표시하는 시설이 설치됐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축 북쪽뿐만 아니라 남쪽에서도 계단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됐다"며 "제단 유구일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재청과 충청남도, 공주시는 이날 오후 공주대에서 세미나를 열어 송산리 고분군, 석촌동 고분과 제의시설, 서천 봉수리 유적 조사 성과를 논의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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