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주민 스피치 교육하는 아나운서 최지인 씨

입력 2018-12-10 16:19  

[사람들] 이주민 스피치 교육하는 아나운서 최지인 씨
"다르다는 편견 없이 편하게 대하는 걸 외국인도 더 좋아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어떻게 그렇게 봉사를 열심히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봉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제가 더 받는 게 많아요. 외국인들과 함께 지내니 다른 문화의 특성도 알 수 있고 간단한 회화도 배우고요"
아나운서, 화가로 활동하며 결혼이주민을 대상으로 꾸준히 스피치 교육을 펼치는 최지인 씨는 본업과 봉사의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결혼이주여성과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팔방미인'이다.
다문화 사회적 기업 '아시안허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다문화 동화책 일러스트 제작 교육도 맡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몽골, 미얀마, 일본 출신 이주여성들과 함께 '계절의 다섯가지 색' 시선집을 펴내기도 했다.
10일 오후 그의 개인전이 열린 관악구의 한 갤러리에서 만난 최 씨는 자신이 아나운서가 되고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정말 붓만 잡고 살았어요.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기간에는 한 달 동안 새벽 5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2시까지 그림만 그렸던 적도 있었죠. 지금도 그때 습관이 남아 있어서 밥 안 먹고 잠 안 자도 그림은 계속 그릴 수 있어요"
미대에 입학해 예술가를 꿈꾸던 그는 대학 시절 읽은 자기계발서로 인해 우연히 스피치 학원에 발을 들인 뒤 아나운서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지금 들으면 다들 웃으시는데 제가 대학 때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 카메라 울렁증도 심했다"며 "지금은 스피치 교육을 하면서 처음 보는 수강생 분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간다"고 웃었다.
이주민 스피치 교육은 방송 활동을 하면서 만난 아시안 허브 최진희 대표의 제의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 최 대표님과 알고 지내 처음 아시안 허브 홍보대사 활동을 해달라고 했을 때 망설임 없이 응했다"며 "아시안허브 활동을 하면 할수록 나에게도 외국인 친구가 생기는 느낌이 들어 너무 좋다"고 웃었다.
1주일에 1∼2회 진행되는 아시안 허브의 이주민 스피치 교육은 최씨가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교육하며 사용하는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주로 한국인들이 잘못 쓰는 표준어 교육을 많이 하는데 전국에서 수강생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 사투리 교정에도 많은 힘을 쏟는다.
그는 "몇 년 전 스피치 수강을 위해 청주에서 왕복 4시간을 걸려 서울로 온 여성분이 계셨다"며 "아이 담임선생님과 상담 과정에서 아이가 한국말이 서툴러 따돌림을 당한다는 말을 듣고 스피치 교육을 결심했다고 하셨을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놨다.
최근 그는 수강생들의 열정으로 인해 자신이 더 많은 것을 배워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최 씨는 "최근에 완성된 다문화 동화책 '만리장성의 울음소리' 삽화 제작을 도와주다가 동양화풍의 그림을 나도 한번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전시회에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내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말'이 중요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최 씨는 외국인에게 말로 상처를 주는 한국인들이 많은 상황에 대해 크게 안타까움을 보였다.
그는 "'다르지만 같다'는 말이 참 좋다"며 "다른 문화에서 자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대화하다 보면 비슷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씨는 주변에도 외국인과 결혼해 '이주여성'이 된 친구들이 많다며 외국인들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국 사람도 각기 다 다르잖아요.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편견을 가지고 어렵게 대하는 것보다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는 걸 외국인들도 훨씬 좋아하지 않을까요"
sujin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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