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호재? 악재?" 후보지 주민들 엇갈린 반응

입력 2018-12-19 15:54   수정 2018-12-19 19:50

[3기 신도시] "호재? 악재?" 후보지 주민들 엇갈린 반응
"우리도 자리 못 잡았는데…" 2기 신도시 주민 불안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정부가 19일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하자 후보지 주민들은 이번 대책이 해당 지역에 호재인지 악재인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후보지 주민들은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면 교통망과 생활편의시설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인근 집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아직 2기 신도시도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더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발표한 3기 신도시 후보지는 경기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이다. 과천에도 중규모 택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남양주·하남·인천 계양에 신도시, 과천에도 중규모 택지 조성 / 연합뉴스 (Yonhapnews)
후보지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지구(1천134만㎡) 주민들은 기대와 걱정이 섞인 목소리를 냈다.
남양주 진접읍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면 교통망이 갖춰지고 각종 시설이 들어오지 않겠냐"며 "사람이 몰리면 자연히 집값도 올라가게 돼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남양주 진건읍에 있는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뚜렷한 반응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부 주민들은 보상 문제를 언급하며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 눈치였다"며 "진척되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신도시 개발 예정지인 진건읍 일대는 농지가 대부분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다산·별내신도시와 맞닿은 곳에 6만6천가구를 수용할 또 하나의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건 수요에 비해 과도한 공급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남양주시의 현재 인구는 64만명이다.
남양주시의 한 주민은 "생각보다 이주수요가 적어서 미분양 아파트만 늘어나는 게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별내, 다산, 왕숙과 같은 지역은 대량공급에 따른 물량 부담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9·21 공급대책 발표 당시 후보지로 거론돼 주민 반발이 거셌던 과천 역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번 발표에서 과천동·주암동 일대 과천지구(155만㎡)가 택지로 지정됐다. 7천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해당 지역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데 이번 대책에서 교통체계를 함께 개선하기로 했다"며 "과천시가 명실상부한 자족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3기 신도시의 서울 인접성을 강조하려고 불필요하게 과천지역을 끼워 넣은 느낌"이라며 "변변한 사업체도 없는 소규모 도시에 7천가구를 더 만드는 건 기존 주민들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9·21 공급대책이 나왔을 때 과천이 신규택지 후보지로 거론되자 주민들로 구성된 '과천 그린벨트 해제 반대 비상대책 위원회'는 집회를 열어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주암지구의 1만4천가구에 대한 분양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천 내 또 다른 지역이 신규택지로 지정되는 건 무분별한 난개발에 불과하다"고 반발한 바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정부청사 이전 등으로 행정도시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짐에 따라 도시 비전이 절실해진 상황"이라며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구도심 상가 활성화와 노후기반 시설 정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가장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2기 신도시 주민들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는 서울 경계에서 2km 떨어진 곳에 만들어진다. 2기 신도시와 서울 간 거리는 약 10km다.

2기 신도시와 서울·수도권을 이어줄 광역급행철도(GTX)는 아직 착공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판교와 화성 동탄2, 파주 운정, 평택 고덕, 인천 청라, 김포 장기 등에 지정됐다.
김포신도시에 있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 주민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라며 "2기 신도시도 인프라 구축이 아직 미비한데 더 좋은 위치에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이 지역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포신도시의 경우 3기 신도시 후보지인 인천 계양과 가까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가장 큰 문제로 삼는 교통 문제 등을 획기적으로 해결해줘야 반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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