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조희연 "모든 학생이 최소 기초학력 갖추게 할 것"

입력 2018-12-27 06:15  

[신년인터뷰] 조희연 "모든 학생이 최소 기초학력 갖추게 할 것"
"교육의 기본은 지적성장 돕는 것…혁신학교 학력저하는 편견"
"전교조 해직교사 특별채용 절차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교육은 기본적으로 지적 성장을 돕는 것"이라면서 모든 학생이 최소한의 기초학력을 갖추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 한 신년인터뷰에서 "전국 교육청이 공동운영하는 객관적 평가도구인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일제고사 부활'로 풀이되는 것은 경계했다.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 특별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 문답.

-- 새해를 맞이하는 소감은.
▲ 교육감 재선 후 지난 6개월이 몇 년처럼 느껴졌다. 지방선거에서는 혁신교육에 대한 전국적 지지를 확인하는 한편 교육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높이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앞으로 기본에 충실하며 공교육 신뢰를 높이겠다.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학생을 시민으로 만들겠다.
내년에는 '교실·수업혁신'을 반드시 이루고 싶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창의지성교육'과 '협력적 감성교육'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협력적 프로젝트활동'과 '학생참여 선택활동'으로 미래인재에 걸맞은 역량을 함양시키겠다. 또 '중학교 자유학년제'와 '협력종합예술활동', '고등학교 선택교육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 최근 송파구 혁신학교 지정 논란과 맞물려 학력저하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 혁신학교가 일반학교보다 학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교육부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뢰해 작성한 '혁신학교 성과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어와 수학에서 혁신학교 학생들의 성장률이 일반학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토의·토론중심 수업 등 혁신학교의 미래지향적 수업방법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비쳐 매우 안타깝다. 학부모들은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외우고 문제를 푸는 것이 최고의 공부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개선해야 할 공부법이다.
-- 송파구 혁신학교와 관련해 '교사 또는 학부모 동의율이 50% 이상이면 혁신학교 신청안을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고쳐달라는 여론이 나온다.
▲ 우선 송파구 혁신학교를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해 1년 뒤 혁신학교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오해다. 현재는 (개교 전이라) 교사와 학부모가 없어 교육감이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지만 1년 후에는 그렇지 않다. 예비혁신학교 지정은 그간 혁신학교정책을 자연스럽게 추진해온 상황에서 '행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이뤄진 일로 (예비혁신학교를) 혁신학교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로 볼 필요는 없다.
교사나 학부모 중 한 집단만이라도 50% 이상 동의하면 되도록 규정해둔 것은 학부모가 혁신학교를 원하는데 교사가 업무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할 때가 많아서였다. 상황이 변했다면 규정을 바꾸는 것도 고민해보겠다.
-- 학력문제에 대한 생각은.
▲ 교육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지적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인이자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역량과 능력을 배양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현장을 다니면서 고등학생인데도 기본적인 문해·작문능력이 없는 경우를 봤다. 수학을 놓고 보면 현재 우리는 모든 학생에게 미적분과 기하라는 높은 수준의 수학능력을 갖추도록 강제해 (상당수 학생이) 최소한의 수학능력을 배양할 가능성도 잃어버리고 '수학 포기자'의 길로 간다.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전제 아래 기초학력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지 새로운 방안을 만들 논의가 필요하다.
-- 최근 '통일적인 기초학력 진단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 지금 기초학력 진단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하는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과 학교단위 자체진단, 교사의 관찰 등으로 이뤄진다. 사실상 학교와 교사에 기초학력 진단을 맡겨놓은 상태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는 '일제고사식'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학교에서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시스템을 작동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 혁신을 강조하는데, '혁신'이 무엇인지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1960년대 선진국을 뒤쫓던 추격산업화시대에 이뤄졌던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이던, 선진국보다 지식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뒤처져있으니 '다다익선'식으로 지식을 학생들 머릿속에 암기시키던 시스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지향적 시스템으로 교육시스템을 바꾸려는 일련의 노력이 혁신이다. 치열한 경쟁의 입시시스템이 엄존하는 상황이라 혁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특성화고등학교 지원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책은.
▲ 2019학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1만5천502명을 뽑는데 1만7천375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12대 1이었다. 학과개편 등 지난 1년간 노력해 지원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막았다고 자평하고 싶다. 국제화와 선취업후학습 지원을 확대하고 기술직 공무원 고졸채용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부득이한 경우 직업능력개발원 등 전문기관과 학교현장 의견을 수렴해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
--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일반계열 이전과 특성화계열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야구부에 대해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애초 2021년까지 덕수고 일반계열을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옮기면서 특성화계열 통폐합도 함께 추진하려다가 기존 야구부원들 진로가 염려돼 특성화계열 통폐합은 2023년부터 추진하게 됐다. 위례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운동장이 협소해지는 점은 교육청도 많이 아쉽다. 덕수고 동창회에서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안다.
-- 최근 교육청 조직개편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내부반발이 여전하고 시의회도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 시의회도 조직개편의 큰 틀에는 동의했다. 조직개편의 구체적인 부분은 규칙개정으로 이뤄진다. 시의회가 지적한 부분을 고민하겠다. 구체적인 입장은 내달 초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
-- 재선 이후 힘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좋지만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 의견이 다른 것을 소통 부족으로 보는 것 같아 서운함이 있다. 송파구 혁신학교 지정 논란과 관련해서도 토론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민주적으로 결정하려고 교육감으로서 권한을 내려놓으면서까지 타협을 이뤄보려 했다. (정책에) 모든 이해관계자 의견이 100% 반영되기는 어렵다. 최대한 모두가 납득할 수준으로 협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소통하겠다.
-- 전교조 해직교사 특별채용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하긴 해야 할 일이다.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다. 곧 입장을 정리하겠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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