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말 많은 교육현장, 안방극장 타깃 되다

입력 2018-12-27 06:30  

[시청자가 찜한 TV] 말 많은 교육현장, 안방극장 타깃 되다
블랙코미디 'SKY 캐슬' 고공행진…'복수돌'·'붉은달'도 화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백년지대계답게 놔둬도 바꿔도 탈 많고 말 많은 대한민국 교육현장.
학교폭력부터 입시전쟁까지 각양각색 교육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그 터널을 지나온 20~30대에게 해당 이슈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당연히 흥미롭다.
선두주자는 시청률 1%대(닐슨코리아 기준)에서 시작해 최근 10%를 넘기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JTBC 'SKY 캐슬'이다. 이 드라마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최근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SKY 캐슬'은 입시전쟁의 어두운 면을 재치있게 과장하고 과감하게 비튼 블랙코미디이다.
대한민국에서 입시전쟁은 집안의 자산규모나 부모의 사회적 위치와 무관하게 모두가 치러야 하지만 이 드라마는 사회의 0.1%에 해당하는 가상의 상류층으로 배경을 좁혔다.
이러한 장치 덕분에 제작진은 한층 신랄한 풍자가 가능해졌고, 시청자는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내가 저들이 아닌 것'을 전제로 훈수도 둘 수 있게 됐다.


발을 쳐놓고 수렴청정하는 대비처럼 서진(염정아 분) 머리 위에 올라앉아 "혜나를 댁으로 들이십시오"라고 조종하는 학습 코디네이터 주영(김서형)의 모습은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의 정점이다.
공부를 빌미로 어린 아들들을 어두컴컴한 방음실에 가두고 피라미드를 가리키며 사회의 약육강식 논리를 가르치는 민혁(김병철) 역시 실소를 자아낸다.


게다가 요새는 입시보다 취업이 지옥이라는데, SKY 캐슬 속 자녀들은 일단 입시만 해결하면 취업은 떼놓은 당상인 건지 학부모고 학생이고 입시에 목숨을 전부 건 모양도 관전 포인트다. 자녀 입시만큼은 돈으로도 명예로도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극 중 인물들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입시에 '올인'해본 원죄(?)로 극 중 인물들을 욕하면서도 그들의 입장에서 몰입하고, 소설로써 세상에 부조리를 밝히려는 수임(이태란)을 아니꼽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블랙코미디임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후발주자인 SBS TV '복수가 돌아왔다'와 MBC TV '붉은 달 푸른 해'는 학교폭력과 아동·청소년 학대에 초점을 맞췄다.
'복수가 돌아왔다'는 주인공 복수(유승호)를 통해 학창 시절 당하거나 목격한 부조리는 평생의 상처가 된다는 점을 일깨운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학당한 복수의 울분은 9년 전이나 현재나 깊이가 다르지 않다.
과거 진실을 덮자는 세호(곽동연) 앞에서 "나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수정(조보아) 역시 마찬가지로, 교복 입은 유승호 때문에 하이틴 로맨스처럼만 보였던 이 드라마의 숨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서사가 정리되면서 다소 늦게 탄력받은 '복수가 돌아왔다'는 시청률도 7%대에 진입했고, 27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콘텐츠영향력지수(CPI) 집계에서도 2주 연속 10위 내에 들었다.


'붉은 달 푸른 해' 역시 어두운 장르임에도 4%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CPI 순위도 30위권 내를 유지 중이다.
이 작품은 아동학대 가해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의 비밀을 푼다는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출발했다. 정신·물리적 학대를 하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학대를 방관하고 회피하는 주변 어른들도 비판 대상이다.
지난주 방송에서 엄마 하정(최유송)의 학대를 참던 빛나(유은미)는 결국 상담사 우경(김선아)에게 "살려달라"고 SOS를 쳤다. 빛나는 골방에 갇혀 자물쇠를 차고 공부했고, 조금이라도 엄마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맞았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날 사랑해서" 그랬다고 한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이 서기도 전 폭력을 일상으로 경험한 아이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분노했다.
이렇듯 최근 교육을 소재로 한 여러 작품은 자녀를 키우는 데 정도(正道)는 없다 해도 걸어서 안 될 길들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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