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 1만1천500명 체포"…하시나, 4번째 총리직 노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국이 오는 30일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과 그에 따른 여야 지지자들의 유혈 충돌 등으로 인해 진흙탕에 빠져들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야당 연합은 지난 25일 K.M. 누룰 후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사임을 공식 요구했다.
선거관리가 중립적이지 못해 지금 상태로는 공평하게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외신들은 현지 총선 캠페인이 집권당 아와미연맹(AL)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25일 유세 도중 여야 지지자 간에 유혈 충돌이 발생, 100여명이 다쳤는데 대부분 야권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소속이었다고 보도했다.
dpa통신은 "AL 측은 거리 등에서 선거 캠페인을 압도하는 반면 BNP의 유세는 지리멸렬하다"고 보도했다.
양측 유세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린 것은 집권당의 야당 탄압이 심하기 때문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BNP 관계자는 "야당 지지자 대부분은 캠페인 현장에 접근하지 않는다"며 "AL 측의 위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이끄는 AL 측은 총선 승리를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해 야당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나 총리의 오랜 정적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이미 수감된 상태다. 당연히 이번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야당 연합 측은 총선을 앞두고 1만1천500명의 야권 인사들이 체포됐고,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BNP 후보 152명이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야 지지자 간 충돌로 사망한 사람만 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시나 총리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4번째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1980년대부터 아와미연맹을 이끈 하시나 총리는 초대 대통령을 지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딸이다.
라흐만은 1975년 군부에 의해 암살됐고 하시나 총리는 1996∼2001년 첫 총리직을 수행한 데 이어 2009년부터 두 차례 총리 연임에 성공했다.
하시나 총리는 재임 기간 경제 발전, 인도와 중국 사이의 균형 외교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언론 통제와 야당 탄압 등 독재에 가까운 통치를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지난 2014년 1월 총선에서는 야권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총선'을 강행해 총리직에 올랐다.
당시 야당 연합은 총선 공정성 보장을 위해 중립적 인사로 과도정부를 수립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위와 지지자 간 충돌이 발생, 1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의원 300명이 선출되며 전국에서 1천800여명이 총선 후보로 나섰다. 유권자 수는 1억400만명이다.
AL은 258명의 후보를 냈고 10여개 군소정당과 연대했다. 야권은 238명을 후보 명단에 올린 BNP를 중심으로 뭉쳤다.
전반적으로 AL이 선거판을 주도하는 양상이지만, 야권이 과거와 달리 단일대오를 형성한 것이 변수로 꼽힌다.
야권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거리 캠페인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온라인 유세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30일 총선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개표 결과 윤곽은 31일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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