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지아 전 총리, 수감돼 출마 못해…군경 60만명 배치로 치안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가 야당 탄압과 유혈 충돌 등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에 돌입했다.
방글라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오전 8시(현지시간) 전국 4만여개 투표소에서 총선 투표를 시작했다.
총 1억40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며 299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뽑는다. 단독 후보자가 사망한 선거구 한 곳에서는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다.
전국에서 1천861명이 총선 후보로 나섰다. 이번 투표는 오후 4시에 마감되며 최종 결과는 31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관심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정국을 이끈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4번째 집권에 성공하느냐에 쏠렸다.
1980년대부터 아와미연맹(AL)을 이끈 하시나 총리는 초대 대통령을 지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딸이다.
라흐만은 1975년 군부에 의해 암살됐고 하시나 총리는 1996∼2001년 첫 총리직을 수행한 데 이어 2009년부터 두 차례 총리 연임에 성공했다.
하시나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3연임에 성공하는 동시에 4번째로 총리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014년 1월 총선에서는 야권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총선'을 강행해 총리직을 차지했다.
당시 야당 연합은 총선 공정성 보장을 위해 중립적 인사로 과도정부를 수립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시나 총리는 재임 기간에 경제 발전, 로힝야 난민 수용 같은 외교 정책 등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언론 통제와 야당 탄압 등 독재에 가까운 통치를 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현지언론과 외신은 이변이 없는 한 하시나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하시나 총리와 정적 관계를 형성했던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상태라 이번 총선에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아 전 총리 대신 카말 호사인 전 법무장관이 야권을 이끌고 있지만 무게감은 떨어지는 상태다.
이번 선거는 AL 측의 야당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과 그에 따른 여야 지지자들의 유혈 충돌 등으로 얼룩졌다.
야당 연합 측은 총선을 앞두고 1만5천여명의 야권 인사들이 체포됐고,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후보 152명이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관계자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야당 연합은 지난 25일에는 지금 상태로는 공평하게 선거가 치러질 수 없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국은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전국 투표소 인근 등에 60여만명의 군경을 배치했다.
아울러 선거 관련 루머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30일 밤까지 3G, 4G 같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도 중단시켰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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