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특권층에 맞서 싸울 것"…고액 연금 삭감도 검토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집권 세력이 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32) 이탈리아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이 새해에 주력할 대표적인 공약으로 의원 세비 삭감을 제시했다.
2일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디 마이오 부총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지지자들을 위한 신년 영상 메시지에서 "여러분들이 없었으면 (작년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의원들을 비롯한 특권층과 맞서 싸우는 것을 올해 주력할 사안으로 꼽았다.

연정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과 함께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디 마이오 부총리는 연말에 의회를 최종 통과한 내년 예산 수정안에 저소득층을 위한 월 78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 도입을 반영하는 데 앞장선 주인공이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북부 트렌토의 한 스키 리조트에서 '오성운동'의 대표 정치인 중 1명인 알레산드로 디 바티스타 전 의원과 함께 촬영한 이날 메시지에서 "우리는 첫걸음을 뗐을 뿐이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며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모든 의원들의 월급을 깎는 아름다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의원 315명, 하원의원 630명을 둔 이탈리아의 의원 세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약 5.47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5.66배)에 이어 2번째로 많다.
디 마이오는 "2018년에 우리는 특권층과 전투를 치렀고, 이들은 지금도 우리가 이른바 '황금 연금'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저항하고 있다"며 "어려운 전투가 예상되지만, 공공 재원과 국가 규정을 이용해 자신들의 특권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기꺼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 실시된 총선을 통해 기득권에 저항하는 반체제 운동에서 일약 정권의 중심축으로 도약한 오성운동은 지난 6월 출범 후 전직 하원의원에게 주어지는 거액의 종신연금 삭감 법안을 밀어붙이는 등 정치인의 특권 축소를 정책의 우선 순위로 내세우고 있다.
오성운동은 또한 소위 '황금 연금'으로 불리는 월 4천 유로(약 525만원) 이상의 고액 연금을 깎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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