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초등학교 증축공사장 불…학교 측 초동대응 '빛났다'

입력 2019-01-03 14:05   수정 2019-01-03 17:03

수업 중 초등학교 증축공사장 불…학교 측 초동대응 '빛났다'
교내 방송으로 알리고, 비상벨 눌러…단 한 명의 학생도 피해 없이 신속 대피
지체장애우 학생은 사회복무요원이 안고 계단으로 내려와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날뻔했습니다."
3일 오전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 증축공사장에서 불이나 수업 중인 어린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학교당국자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나자 학교 당국은 교실에 있는 학생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시켜 단 한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학교 측의 침착한 대응으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 32분께. 당시 차암초등학교 유치원생을 비롯해 42학급 850여명의 학생이 1교시 수업 중이었다.

교무실에서 근무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화재 발생을 직감한 김은숙(57) 교감은 신속하게 각 교실과 연결된 방송용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학교 증축공사장에 불이 났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데리고 후문으로 대피해 주세요."
김 교감은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란 말도 덧붙였다.
평소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진이나 화재 모의훈련을 했던 만큼 아이들이 연습훈련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유용관 행정실장 등 5명의 행정실 직원들은 소화 비상벨을 누르고 5층까지 뛰어 올라가 각 교실을 돌면서 불이 난 사실을 제차 알리고 학생들의 교실 밖 피신을 유도했다.
학생들은 평소 모의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따라 교실을 나와 후문을 거쳐 차분하게 인근 효성해링턴플레이스아파트 지하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와 도서관 등으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대피과정에서 학생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혀 다치는 사고도 단 한 건 발생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생은 불이 난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와 연기나 불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학년 정모 군은 "'불이야'란 말을 듣고 급우들과 재빨리 교실을 빠져나와 화재 발생 현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불난 곳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업을 받던 지체장애우 건우 군도 사회복무요원 김민성(30) 씨가 4층에서 안고 계단으로 내려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두 자녀가 이 학교 2학년, 4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부모는 "집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인근 학교 건물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너무 놀라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불이 꺼진 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학교는 오는 9일로 예정된 겨울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충격이 엄청 크다"며 "교육지원청과 협의해 겨울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차암초등학교는 인근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급증하자,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신학기를 앞둔 오는 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4월부터 지상 5층, 16실 규모의 증축공사를 벌여왔다.
이날 불로 이 학교의 올해 봄 신학기 학생 수용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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