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배부른 자본가들'…대기업 CEO 사흘만에 노동자 1년치 벌어

입력 2019-01-04 21:29  

英 '배부른 자본가들'…대기업 CEO 사흘만에 노동자 1년치 벌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사흘 만에 노동자 1년치 임금을 벌어들이는 등 지나치게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싱크탱크인 고임금센터(High Pay Centre)와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는 영국 런던 증시 FTSE 100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노동자의 임금을 비교·분석했다.
FTSE 100 기업 CEO의 지난해 중위 임금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390만 파운드(한화 약 55억원)였다.
FTSE 100 기업 CEO의 연봉은 일반 노동자 중위임금인 2만9천574 파운드(약 4천200만원)의 1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들 CEO가 하루 12시간, 1년에 320일을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시간당 임금은 1천20 파운드(약 145만원)였다.
CEO가 새해 들어 29시간만 일하면, 즉 공휴일인 1월 1일을 제외하면 4일 정오께 이미 일반 노동자의 1년치 연봉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날은 '배부른 자본가 금요일'(Fat Cat Friday)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살찐 고양이를 말하는 '팻 캣'(Fat Cat)은 권력과 명성을 가진 갑부를 비아냥거리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같은 수치가 공개되면서 노동조합과 주주들을 중심으로 CEO의 고연봉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한 곳인 GMB의 팀 로쉬 사무총장은 "새해가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일반 노동자가 1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번다는 것은 매우 역겨운 일이다"면서 "공정하지 않다. 이는 사람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가치 평가나 경제적 측면에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산업별 노동조합의 상급 단체인 영국노동조합회의(TUC) 프랜시스 오그래디 사무총장 역시 "탐욕스러운 경영자들"이라며 CEO 연봉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 주주들도 CEO가 과도한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실제 주택건설업체인 퍼시몬(Persimmon)의 제프 페어번 CEO는 7천600만 파운드(약 1천67억원)의 보너스를 챙기려다가 투자자들의 반발로 지난해 11월 축출됐다.
고임금센터와 공인인력개발연구소는 기업 CEO 임금 책정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내 보수위원회 구성에 다양성을 확보해 집단사고에 매몰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CEO 임금이 실적에 따른 과도한 보너스보다는 기본급과 제한된 주식 보상 등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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