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형 전 빙상 대표팀 코치 "피해자가 맞서 싸우기 힘든 구조"

입력 2019-01-10 12:32   수정 2019-01-10 15:30

여준형 전 빙상 대표팀 코치 "피해자가 맞서 싸우기 힘든 구조"
"빙상계 성추행 등 의혹 5∼6건 파악…공개 여부 신중"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빙상계의 권력관계 탓에 피해자가 맞서 싸우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체육·시민단체들이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나 학부모들은 폭로를 해도 자신들만 피해를 보고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다 보니 가해자들은 죄의식 없이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거나 조직에 남고 이런 악순환 속에 폭력의 강도가 점점 세진다는 것이다.
"빙상계 성추행 등 의혹 5∼6건 파악…공개 여부 신중" / 연합뉴스 (Yonhapnews)
여 대표는 젊은빙상인연대가 2개월여 전부터 빙상계의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파악했으며 현재 5∼6건의 의혹이 있고, 이중 두 건은 피해자를 통해 직접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는 현역 선수들도 있고, 미성년자일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다고 여 대표는 전했다.
다만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피해자들이 아직 망설이고 있고 기자회견을 통한 피해 사실 공개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와 지도자로서 대표팀 생활을 했던 여 코치는 "빙상계가 다른 종목에 비해 폭력이 더 만연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면서도 "체육계 전반의 수직적인 구조가 (폭력의) 가장 큰 요인이며 특히 빙상은 특정인의 권력이 커서 공론화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빙상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에서 권력의 주변에 있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피해 선수나 학부모가 맞서 싸우기는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며 대표팀에서 물러났던 조 전 코치의 전임 코치는 이후 불법도박에도 연루됐지만 여전히 개인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여 대표는 전했다.
아울러 여 대표는 "빙상연맹도 선수를 위하는 연맹이 돼야 하는데 선수를 징계하기만 바쁘고 방지대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조 전 코치의 심석희 폭행 장면을 한 차례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는 여 대표는 "선수촌 라커룸 등이 외부와 차단돼 있어서 충분히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전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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