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새 광화문광장, 역사성과 시민 편의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입력 2019-01-21 16:17  

[연합시론] 새 광화문광장, 역사성과 시민 편의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가 2021년 5월까지 1천40억원을 들여 광화문광장을 새로 만든다. 서울시가 21일 공개한 광화문 재구조화 국제설계 공모 당선작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면적이 3.7배 늘어난다. 광화문에서 시청을 잇는 지하에는 도시철도 5개 노선이 연결되는 초대형 역사가 조성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얼굴인 광화문광장을 바꾸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가 많다.

광화문광장은 2009년 7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박원순 시장 앞에는 10년 전과 똑같은 과제가 놓여있다. 바로 세종대로와 인근 사직로·율곡로 교통대책이다. 오 전 시장 때도 이 문제 때문에 차로를 좌우로 남겼고, 결과적으로 광화문광장이 '거대한 중앙분리대' 같은 섬이 됐다. 새 설계안이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를 없애기로 한 만큼 교통대책은 더 무거운 과제가 됐다. 과거 16차로가 오 전 시장 때 10차로가 됐고, 다시 2021년 6차로가 된다면 교통량 감축이 필수다. GTX-A 노선 공사에서 광화문역을 신설하는 것도 난제다. 광화문 지하로 흡수할 수 있는 교통량을 면밀히 분석하고, 서울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공사로 인한 교통 불편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을 각각 정부종합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옮기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쨌든 이순신 장군상은 1968년부터 반세기 넘게 광화문 사거리를 지킨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조형물이다. 설계당선작이 동상 이전을 제안한 것을 계기 삼아 연말까지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는 가운데 공론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서울시는 당장의 정치적 고려보다는 수십∼수백 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광화문광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광화문광장은 조선 시대 육조거리에서 일제강점기 광화문 철거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3·1운동과 촛불 시위의 장소이기도 하다. 동시에 1천만명이 사는 대도시 서울 강북의 교통 중심지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과정에서는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을 지키고 시민의 편의와 문화향유권을 높인다는 두 가지 가치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광장의 주인인 시민의 목소리가 대폭 반영돼야 함은 물론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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