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화·홍위병·대기근·숙청…독재자 마오쩌둥의 명암

입력 2019-01-21 17:30  

우상화·홍위병·대기근·숙청…독재자 마오쩌둥의 명암
영국 전기작가 쇼트가 쓴 '마오쩌둥' 개정판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아버지다. 청(淸)을 계승한 국민당의 중화민국을 타이완으로 축출하고 거대한 본토를 차지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킨 마오는 혁명 이론 면에서 레닌에 뒤지지 않았고 군사 전략에선 트로츠키를 능가한 유격전과 게릴라전의 왕자로 평가된다. 게다가 권력을 잡고 유지하는 면에선 스탈린마저 뛰어넘은 '절대 권력자'의 표상이자 다면적 혁명가였다.
마오는 사회주의 중국의 역사일 뿐 아니라, 20세기 아시아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고, 현재까지도 세계 역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청 왕조 말 '동네북' 신세였지만 이젠 '절대 강자' 미국에도 잽을 날리는 강대국이 됐다.
세계 최대 생산 기지로 도약한 중국은 주변 지역에 엄청난 오염 물질을 배출할 뿐 아니라 몸은 어른이나 정신은 미성숙한 청소년처럼 강대국답지 않은 처신과 프로토콜로 국제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중국 어선들이 한국, 일본 등 주변국 영해를 상습적으로 침범하는 일 등은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중국이 국제사회에 끼치는 양면적 영향은 마오가 일으킨 중국이라는 신흥 통일국가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부딪치는 필연적 과정이다.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전기작가인 저자가 쓴 '마오쩌둥'(교양인 펴냄)은 이러한 마오 일대기를 담은 평전이다. 지난 1999년 출간한 평전의 전면 개정판으로 작가가 추가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특히 독재자 전형인 마오가 저지른 잔인한 과오들을 최대한 여과 없이 공정하게 담았다고 저자와 출판사는 자평한다. 로스테릴, 에드거 스노 등 다른 유명 작가들의 평전과 비교해 보는 일은 물론 독자의 몫이다.



평전에서는 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대장정과 대약진 운동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마오의 경제 실정 중 대표적인 것이 대약진 운동 '참새와의 전쟁'이다. 기근을 없앨 방법을 생각하던 중 우연히 논에서 낱알을 쪼아먹는 참새를 발견하고 참새 소탕령을 선포하게 된다.
그러나 막상 참새 개체 수가 줄자 먹이사슬이 무너지면서 쌀 수확량은 점점 줄고 기근은 오히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으로 확대된다. 수천만 명이 굶어 죽는 생지옥이 펼쳐지지만 마오가 만든 견고한 체제 아래에서 누구도 "마오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정치 지도자가 잘못된 판단을 근거로 실정을 밀어붙이고 언론, 학계, 정치권 등에서 제대로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면 얼마나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정치적 반대 세력이 숨 쉴 공간조차 없던 '문화대혁명'도 냉정하게 비판한다.
특히 저자는 이를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비유하며 '문화 없는 문화대혁명'이었음을 지적한다. 모든 역사를 불태우고 백지에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새겨넣는 작업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홍위병'을 앞세운 야만적 숙청이 앞으로도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양현수 옮김. 1권 672쪽. 2권 684쪽. 각 권 2만9천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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