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치산, 다보스 무대서 美 겨냥 '일방주의' 비판

입력 2019-01-24 10:45   수정 2019-01-24 11:42

中왕치산, 다보스 무대서 美 겨냥 '일방주의' 비판
"더 큰 파이 만들어야…나누는 법 놓고 싸움만 해선 안 돼"
미국의 '中 기술굴기' 억누르기에 "기술패권 추구 말라" 반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출구를 모색 중인 가운데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무대에서 미국의 압박에 불만을 표출했다.
24일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23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각국의 정책이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왕 부주석의 발언은 다분히 '미국 우선주의'를 기조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왕 부주석은 이어 "우리는 부단히 큰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파이를 더 잘 잘라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파이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심각한 미중 무역 불균형을 명분으로 대중 무역 압박을 가하는 미국 정부를 꼬집은 것이다.
나아가 왕 부주석은 미국이 자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에도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선택한 기술 관리 방식, 공공 정책, 평등하게 세계 기술 체계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주석은 "기술 혁신·보급·이용에는 넓은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선진국만을 위하거나,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세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부당하고 차별적인 정책으로 지목하고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차별적 산업 정책 문제는 지식재산권 절취,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등과 더불어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의 핵심 중 하나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미중 간 무역 전쟁의 본질이 기술 분야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중국 간의 '기술 전쟁'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왕 부주석이 미국의 요구를 '내정간섭'이라고 규정하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은 이달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구조적 변화'를 둘러싼 의제 논의에 진통이 있을 것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또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강요한다'는 언급은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첩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방국가들의 '화웨이 보이콧'을 주도하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왕 부주석은 다보스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자국 경제 전망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연설 후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 작년 중국이 6.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지적에 "전혀 낮은 것이 아니다"라며 "확실한 것은 중국의 성장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왕 부주석은 "여러 의견이 있고, 일부는 중국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고 실제로 계속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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