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걸음걸이 바뀔 때 몸집도 폭발적으로 커져

입력 2019-01-29 16:10  

포유류 걸음걸이 바뀔 때 몸집도 폭발적으로 커져
'발바닥 전체<발끝<발굽' 등으로 진화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2억년 전의 포유류 조상은 작은 발바닥 전체를 이용하는 척행(蹠行·flat-footed) 보행을 했으며, 보행 형태가 진화해 바뀔 때 몸집의 크기도 커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매거진(Science Magazine)'에 따르면 영국 레딩대학 진화생물학자 사카모토 마나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존 포유류를 보행 형태별로 분류해 진화계통수를 만들고 멸종 포유류 종의 보행 형태를 추론해 집어넣은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880종의 현존 포유류를 보행 형태에 따라 척행과 발가락 끝으로 걷는 지행(趾行·digitigrade), 발굽을 이용하는 제행(蹄行·unguligrade) 등 세 가지로 나눴다.
인간과 쥐는 척행, 개와 고양이는 지행, 말과 들소 등은 제행으로 분명하게 구분됐지만, 코끼리와 코뿔소 등은 발굽을 갖고 있음에도 분류가 애매했다.
코끼리의 경우 말과 달리 발굽에 무게를 싣지 않고 발뒤꿈치를 이용하는 점을 고려해 척행 동물로 분류됐으며, 코뿔소는 발굽 대신 엄지발가락을 이용하는 점 때문에 지행 동물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런 분류를 토대로 포유류의 진화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진화계통수를 만들고 멸종된 종(種)은 살아있는 종과의 유사성을 토대로 보행 형태를 추정해 진화계통수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포유류의 조상은 척행 보행을 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몸집 크기는 지행 포유류가 대체로 척행 포유류의 두 배 정도 됐으며 제행 포유류는 이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척행 동물로 분류된 코끼리가 지상에서 가장 덩치가 크고, 지행 동물인 개나 고양이가 척행 동물인 인간보다 작지만 이는 예외적인 것일 뿐 전체적으로는 '척행<지행<제행' 공식이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진화계통수에서 변화가 있을 때, 예컨대 아프리카 혹멧돼지나 사슴, 기린 등의 조상이 지행에서 제행으로 보행 형태를 바꿀 때 사실상 거의 모두에서 몸집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사카모토 박사는 "진화의 이런 변화 시점에서 몸집 증가가 점진적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사카모토 박사는 그러나 보행 형태 변화가 몸집이 큰 것이 유리한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갖게 한 것인지 아니면 몸집이 커져 보행 형태가 바뀌게 된 것인지는 선후관계가 아직 분명치 않다면서 이는 앞으로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대학의 보행 진화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클레멘트 박사는 "몸집 크기와 보행 형태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공룡이 어떻게 그런 큰 몸집을 갖게됐나?'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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