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경수 법정구속에 분노…"적폐세력의 보복판결"(종합)

입력 2019-01-31 12:07   수정 2019-01-31 15:12

민주, 김경수 법정구속에 분노…"적폐세력의 보복판결"(종합)
이해찬, 당 비상체제 운영 지시…설 연휴에도 대책 숙의할 듯
율사 출신으로 대책위 구성…판결문 검토·金 면회 병행
'재판 전망 불투명' 관측에 "사법부 내 자정에 힘 실어줄 것"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차지연 설승은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1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전날 1심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을 적폐 세력의 보복 판결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촛불 정신을 상기시키며 야당들의 대선 불복 프레임을 차단하는 동시에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추스르는 데도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홍영표 "김경수 판결, 양승태 적폐사단의 조직적 저항 연장선" / 연합뉴스 (Yonhapnews)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은 합리적 법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판결이었다"며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승태 적폐 사단이 벌이는 재판 농단을 빌미 삼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나아가 온 국민이 촛불로 이룬 탄핵과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권칠승 원내부대표도 회의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 사례를 보면 1심에서 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통상 양형 기준을 넘어서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해 상식 이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담당 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가 열리기 하루 전에 선고기일을 늦춘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며 "항소심에서 김 지사의 무고함이 밝혀질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날 김 지사 수감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사법개혁 의제를 주도해온 박주민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박범계·백혜련·송기헌·이재정·황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키로 했다. 황 의원 외 전원을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김 지사의 판결문을 집중 검토해 법리상 문제점을 짚어낼 계획이다. 일단 이날 오전 중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김 지사를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과연 증거나 법리에 따라 이뤄진 판결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양형도 통상적인 경우와 상당히 차이가 있어 사실상 감정적인 판결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창호 판사는 양승태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한 적이 있고, 사법농단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분"이라 지적하고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판결 불복과 사법개혁 맞대응에 '삼권분립 정신 훼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방어막을 쳤다.
이재정 대변인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3심 재판을 통해 엄연히 불복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야당의 '대선 불복' 같은 어이없는 정치공세와는 조금 구분해서 이해하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권분립은 삼권이 서로에게 관여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적절한 방식의 견제까지는 허용한다. 필요하다고 얘기할 정도"라며 "지금 우리가 문제제기를 하고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은 삼권분립 침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 질문 자체가 우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간 김 지사의 변호인 측에 재판 부분을 맡겨둔 면도 있지만 판사에 대한 여러 의혹 등에는 당이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나 한다"며 "무겁게 대처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다는 점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해찬 대표는 전날 당직자들에게 설 연휴에도 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본인이 연휴에도 당사에 출근해 대책을 숙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단호하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배경에는 현 상황과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인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지사의 재판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양승태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판사가 100명이 넘는다. 하나의 그룹이 생긴 것"이라며 "2심을 맡는 서울고법에도 보수적인 성향의 재판장이 많아 앞으로 재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법농단 사건을 전담 심리하는 특별재판부나 핵심 연루자에 대한 법관 탄핵을 추진할 여지도 있지만, 야권의 폭넓은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사 가능성이 매우 작은 것이 사실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대책위를 통해 사법농단 사건 수사를 리뷰할 것"이라며 "사법부 내 자정에 힘도 실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과 신뢰관계를 다져온 인사들의 응원도 계속됐다.
김 지사의 서울대 인류학과 선배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로 "선고를 앞두고 (김 지사를) 만나 긴 시간을 이야기하면서도 솔직히 재판 결과를 걱정하지는 않았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구속과 재판장의 비서 경력에 대해 우려하는 이야기를 짧게 나누기는 했지만 설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수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구치소 독방에 혼자 있을 김 지사, 그의 심정이 어떨지…"라며 "마음이 아주 많이 아프다. 그가 의연하게 견뎌주길 간절히 바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 지사를 "친구"라고 호칭하며 "정치인 김경수를 한없이 신뢰하고 응원한다. 견뎌서 이겨내다오"라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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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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