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제역 치가 떨리는데"…충주 농민들 망연자실

입력 2019-01-31 17:26  

[르포] "구제역 치가 떨리는데"…충주 농민들 망연자실
당국 출입차량 통제…충주시 오후 5시부터 예방적 살처분 진행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설 연휴를 코앞에 둔 31일 오후 한우 구제역 의심 사례가 발생한 충북 충주시 주덕읍의 A 농가 주변은 인적이 뚝 끊겨 적막한 분위기였다.
하얀색 방역복을 쓴 방역 관계자들만 나와 인근 도로를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방역 당국은 A 농가 진입로에 '의사 환축 발생'이라고 쓰인 선간판을 세우고 출입 차량을 일일이 확인했다.



선간판으로부터 100m 남짓한 거리에 축사가 있었지만, 차광막으로 둘러싸여 쉽게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방역 관계자는 "한우 살처분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라 일반인 출입이나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 의심 신고를 한 A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에는 3개 농가 한우 38마리가 있다.
A 농가는 11마리를 사육한다. 이 가운데 1마리(어미 소)가 이날 오전 침 흘림과 콧등 수포 같은 구제역 임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A 농가 주인의 신고를 받은 방역 당국이 간이 키트 검사를 진행한 결과 'O형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
구제역 감염 여부에 대한 확진 판정 결과는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농가 주인은 날벼락 같은 소식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작년 9월 이미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다.
주인은 "구제역이 처음 터진 안성과는 거리도 멀고 백신까지 접종한 상태여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생겨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절은 혼자서 가족 없이 혼자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8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기도 안성과 충주는 63㎞나 떨어져 있다.
안성의 구제역 발생 농가 사이에 역학관계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추가로 조사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안성의 구제역 발생 농가와 충주 농가 사이에는 역학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충주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충주시는 현재 농장에서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국 충주시 축산과장은 "오후 5시부터 공무원 등 10명을 투입해 예방적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며 "작업은 2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19 전투비행단의 지원을 받아 순회 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관내 거점소독시설 3곳(동량면·신니면·앙성면)을 24시간 운영한다.
시는 관내 875개 농가 9만1천930마리의 우제류에 조속히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 주변 농가 사이에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김문흠 전국한우협회 이사는 "주덕읍에는 충주지역 한우 농가의 25%가 몰려있다"며 "이 지역 한우 농가들은 구제역 발생 소식으로 불안감에 약속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에선 4년 전인 2015년 2월 3개 돼지 농가에 구제역이 발생해 697마리가 살처분됐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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