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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베란다 보이·우리와 당신들

입력 2019-02-02 09:49  

[신간] 베란다 보이·우리와 당신들
엿보는 자들의 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베란다 보이 = 조성자 지음.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수필가로 나선 조성자(63) 씨의 첫 수필집. 2015년 등단 이후 쓴 작품들을 주로 엮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오래된 아파트에서 고양이 두 마리와 살아가는 평화로운 황혼의 삶과 소소한 일상을 원숙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위트 넘치는 문장에 담아냈다.



'베란다 보이'는 층간 소음으로 실랑이를 벌이던 위층 노인 부부의 돌쟁이 외손주고, 베란다에서 햇볕 쬐기를 즐기는 고양이고, 옆집에 살던 전직 교장 선생님이다.
24년의 나이 차에도 죽이 잘 맞아 베란다와 아파트 복도에서 맞담배를 피우던 남편과 교장 선생님은 얼마 전 교통사고와 심장마비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오늘따라 햇볕이 좋다. 나는 12층 아파트 베란다에 앉아서 폰을 보는 중이다. 새로 들인 화분 곁에서 한참을 놀던 아인슈타인과 사와자키가 나란히 앉아 있다. 베란다 창문 밖 어딘가를 보며 구글 어스를 하고 있다. 논산 쪽은 아닌 것도 같다."(51쪽)
저자는 그 옛날 기생의 거문고 연주에 반해 그 자리에서 산(山) 하나를 내줄 만큼 풍류가 넘쳤다는 조부 얘기를 자랑스레 꺼내놓는 올드 패션이면서도, 스팅과 앤서니 홉킨스·게오르게 잠피르·량차오웨이(양조위)·하라 료·버락 오바마의 연설을 사랑하고, 일상의 불평과 마음속 회한을 우아한 욕지거리로 달랠 줄 아는 젊고 패기만만한 감수성을 자랑한다.
"씨발을 외치고 나니 마음이 시원해졌다. 지나간 일이니 신경 쓸 것 없다는 신의 계시라도 받은 듯 후련해지며 평온이 찾아왔다. 중생을 괴로움에서 구하시는 알라신, 관세음보살, 예수 그리스도의 방편이란 말일까."(78쪽)
에세이스트사. 216쪽. 1만원.



▲ 우리와 당신들 =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소설 '오베라는 남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장편소설.
저자의 전작 장편인 '베어타운'에 등장하는 조그만 숲속 마을을 무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루었고 지금의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이 극적으로 전국대회 준결승에 진출하며 베어타운 사람들에게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오지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른다.
'우리와 당신들'은 사건이 있고 몇 달 후 베어타운의 쓸쓸한 풍경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전작에 이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배태한 중요한 문제들을 보다 깊고 넓게 되짚는다.
몰락한 마을의 현실을 비추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공동체에서 버티는 심정으로 지내는 주민들. 그들의 희망을 둘러싼 이기심과 부조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와 당신들을 가르는 대립과 분노로 확장된다.
다산책방. 620쪽. 1만6천800원.



▲ 엿보는 자들의 밤 = 빅터 라발 지음. 배지은 옮김.
미국 환상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는 빅터 라발의 신작.
이야기는 헌책 파는 남자의 행복한 가정에서 일어난 뜻밖으로 불행으로 시작된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평범한 주인공이 아내와 아이를 잃고 뉴욕을 헤매는 여정을 그린다. 복잡하고 현대적인 뉴욕이 마녀와 괴물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모리스 샌닥의 동화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를 모티프로 삼고, 집 안에 몰래 들어와 아기를 바꿔치기하는 고블린 이야기를 인터넷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스릴러물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반전이 돋보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은 판타지·호러 소설을 발표하며 백인 남성 위주의 서사에 도전해온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랠프 엘리슨을 합쳐놓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문학. 612쪽. 1만5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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