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에 노사분규 증가…"시진핑 중국몽 타격받을 수도"

입력 2019-02-07 11:49  

中 경기둔화에 노사분규 증가…"시진핑 중국몽 타격받을 수도"
임금체불 등에 불만 고조…당국, 정정불안 우려에 강경진압
대학 운동권에선 "공산당이 마르크스 부정" 근본적 비판 꿈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에서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노동분쟁이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이런 분쟁이 노사갈등을 넘어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의 시위가 속출하고 있다.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회보(CLB)는 작년에 집계된 노사분규가 최소 1천700건으로 재작년 1천200건보다 500여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가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전체의 미미한 일부로 추정된다.
노동자들은 일터에 쏟아부은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선전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에서 작년에 시위에 참여한 체임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불만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권좌에 오른 뒤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 노력했다.
연착륙 기대와 달리 현재 중국은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주택시장도 불안한 데다 미국과의 통상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에 직면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작년 경제성장률이 6.6%로 1990년 이후 최저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매매 감소,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목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늘어나는 노동분쟁에 중국 당국은 일단 예전과 같은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수는 150여명으로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구속된 이들 중에는 교사, 택시운전사, 건설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좌파 학생들이 포함됐다.
시진핑 주석은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자들이 이런 상황에 계속 내몰리면 시진핑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공산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아시아정치 교수인 디애나 푸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제적 불확실성, 서방과의 갈등이 커지는 시대에 정치안정을 최우선시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30주년을 맞는 올해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활동가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중국 공산주의 사상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대는 것은 중국 정부가 보기에는 자식이 친부모를 공개 비난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NYT는 최근 중국의 노동분쟁 증가가 중국몽을 추구하는 시진핑 주석에게 급격한 경기둔화와 함께 제기된 난제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