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의 아태지역 '회색지대 전술'에 선제조치 취할까

입력 2019-02-09 09:23  

미국, 중국의 아태지역 '회색지대 전술'에 선제조치 취할까
중국, 분쟁수역서 해안경비대·무장어선 활용해 회색지대 전술 구사
미국 해군 참모총장, 중·러의 회색지대 전술에 강경대응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회색지대(grey zone) 전술'에 대해 더 계획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의 회색지대 침략에 대해 좀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특히 리처드슨 해군 참모총장은 중국의 해안 경비대와 무장 어선에 대해 항해 규칙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 무장 어선 등을 사용해 도발하는 전술을 의미한다.
남중국해를 예를 들면 중국은 인공섬을 짓거나 군사적 행동을 취할 때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어부, 해안 경비대 등을 앞세웠다. 미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즉 민병대나 어부들을 앞세우고 그다음으로 해상경비대, 뒤이어 해군을 투입하는 식으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게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구사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연구기관인 랜드 코퍼레이션의 라일 모리스 선임 정책분석가는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해 해안 경비대 함정과 민병대 선박 파견 등을 포함한 회색지대 전술을 지속해서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안보 상황을 연구해온 모리스 정책분석가는 이러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 때문에 주변국들이 이 지역에서 위축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리처드슨 해군 참모총장이 중국과 러시아의 회색지대 전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모리스 선임 정책분석가는 리처드슨 참모총장의 발언에 대해 회색지대의 도전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미국의 중요한 사고 변화라고 해석했다.
그는 "회색지대 전략에 대해 지금까지 미국이 잘못 대응한 것 가운데 한 가지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주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해의 모든 행위자, 즉 해군 선박이건, 정부 선박이건, 민간 선박이건 모든 선박에 적용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호주의 전문가들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대학과 미국 하와이 소재 정책 연구소인 퍼시픽 포럼이 8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양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해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을 차단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에 대한 명백한 한계선을 설정하고, 호주,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참여시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은 앞으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회색지대 전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국 인민해방군 퇴역 장교인 위에강(岳剛)은 "중국은 미국의 도전에 직면해 모든 차원에서 회색지대 전술을 지속해서 구사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은 미국에 대응함에 있어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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