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목간·수막새…일본 기쿠치 성은 백제성일까

입력 2019-02-10 06:30  

불상·목간·수막새…일본 기쿠치 성은 백제성일까
한성백제박물관·동아시아비교문화연구회 학술대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 규슈(九州) 중부 구마모토(熊本)현 기쿠치(鞠智) 성은 7세기 무렵 축조했다는 고대 산성이다.
일본 역사서 '속일본기'(續日本紀)에는 698년 규슈 북부 후쿠오카(福岡)현 오노(大野) 성, 사가(佐賀)현 기이(基肄) 성과 기쿠치 성을 수리했다는 기록이 있다. 세 성은 모두 일본으로 망명한 백제인들이 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성들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기쿠치 성과 백제의 관계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11일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린다.
박물관과 동아시아비교문화연구회가 공동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이 기쿠치 성과 출토 유물을 소개한다.
10일 공개된 발표문에 따르면 기쿠치 성 발굴에 참여한 야노 유스케(矢野裕介) 씨는 "기쿠치 성은 665년에 조성한 오노 성, 기이 성과 비슷하거나 약간 늦은 시점에 세운 것으로 보이며, 10세기 중엽까지 약 300년간 존속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에서 나온 수막새는 고구려·백제계 기와이며, 문초석(門礎石) 측변 홈이 원형인 것도 백제 계통으로 생각된다"며 "기쿠치 성은 백제 망명 관리의 지도 아래 한반도 최첨단 기술로 지은 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장웅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기쿠치 성 출토 불상과 백제 불상' 발표에서 기쿠치 성 발굴 유물을 분석한다.
기쿠치 성 내부 저수지에서는 높이 12.7㎝, 폭 3㎝인 청동보살입상과 '진인인口오두'(秦人忍口五斗)라는 글씨가 적힌 목간이 나왔다.
이 연구사는 "기쿠치 성 불상은 머리에 보관(寶冠)을 쓰고, 두 손으로는 무언가를 쥐고 있으며, 신체 옆면은 S자 형태"라며 "대개 백제 멸망 직후인 7세기 후반에 만든 백제계 불상으로 보며, 제사와 관련된 불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불상처럼 둥근 사물을 가슴 앞에 든 모습을 '봉지보주형'(捧持寶珠形)으로 지칭하고, 우리나라에서 1985년까지 알려진 봉지보주 보살상 11점 중 9점이 백제에서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사는 목간에 등장하는 '진인'(秦人)에 대해서는 "진(秦)은 일본어로 '하타'로 읽으며,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 집단의 성씨로 널리 알려졌다"며 "하타 씨 유래는 백제계와 신라계로 양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남 부여 부소산성 동문터에서 출토한 금동 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불상 뒤쪽 장식물)에 '하다'(何多)라는 사람이 조성했다는 명문이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진인'명 목간이 신라보다는 백제와 관련성을 보여주는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홍성화 건국대 교수는 "기쿠치 성은 규슈 북단을 지나 아리아케(有明)해 방면으로부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측한다"며 "기쿠치 성의 새로운 자료가 백제와 규슈 교류 연구에 활기를 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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