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전문가·언론, 2차核담판 회의론…"특별한 기대 어려워"(종합2보)

입력 2019-02-11 15:56  

美의회·전문가·언론, 2차核담판 회의론…"특별한 기대 어려워"(종합2보)
트럼프 대통령 낙관론 표출 속 '구체적 합의문 도출' 결여 우려 목소리
상원 군사위원장 "구체적 결과 기대"…일부 전문가 "너무 많은 것 기대 말아야"
블룸버그 "진전 신호 없는데 왜 만나나", AP "북핵 끝낼 합의하라는 압력 커져"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임은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낙관론을 피력하는 가운데 미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민주당뿐 아니라 집권여당인 공화당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몇 달간 북미 간 협상이 난항을 겪어온 가운데 상원의원들이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낮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 소속 공화당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은 "희망 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롬니 의원은 "북한은 수년간 자신들의 약속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걸 입증해왔다"며 북한으로부터 구체적 약속을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러한 것들을 보고 싶다. 그러나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 아일랜드) 의원은 "내가 알기로 북한이 그들의 핵 시설과 핵 물질 등에 대해 밝힌 게 없다"며 "때문에 뭔가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스(뉴저지) 의원도 "성공적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준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 않다"며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한 상태이니만큼, 회담 전에 그에 대한 정의 규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비핵화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전체 제거를 의미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정의에 대한 북한과의 상호 합의는 아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더힐은 의회 내 회의론이 적지 않은 것과 관련, 1차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내용에 대한 합의 도출이 이뤄지지 못한 데다 그 이후 비핵화 정의를 비롯한 예비 이슈에서도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확실한 약속들을 받아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1차 정상회담 당시 합의의 구체성이 결여된 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써온 용어를 사실상 묵인하는 '워 게임'이란 표현을 쓰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점 등이 우려를 고조시킨다고 전했다.



미국 내 몇몇 한반도 전문가들도 2차 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핵심적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신뢰 부족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과 범죄자가 마주 앉는다고 할 때 북한은 '내가 오늘 은행을 안 턴다면 뭘 줄 거냐'고 묻는 범죄자와 같다. 잘못한 사람이 먼저 상대방에게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가 "북한에는 계속되는 선물이었다"며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 사실 그들은 핵 무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정치학 교수는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개발의 속도를 늦추는 데 진전을 보인다면 좋겠지만, 아마 결과는 '반복'(rinse and repeat)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은 단지 트럼프 대통령을 방 안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어 "그(김 위원장)는 터키를 보면서 '와우, 전화 한 통으로 시리아 철군에 동의했군.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시리아 미군 병력의 철수 결심을 굳힌 것을 가리킨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처럼 2차 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로버트 컬린 전 중앙정보국(CIA) 및 국무부 정보 분석가는 "지금 단계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실수"라며 "종착점을 보기 원하는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실망하고 비판할 것이지만, 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친(親) 트럼프계로 꼽히는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상원 군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확실한 약속을 받아들고 협상장을 나서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베트남 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떻든 간에 싱가포르 때보다는 구체적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보다 협조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 둘이 다시 만나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 대부분도 이번 정상회담에 관해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거나 구체적인 결과물을 압박하는 분위기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진전의 신호가 별로 없는 가운데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가장 큰 의문은 "그들이 왜 만나느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작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향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재를 계속 회피해왔다고 지적하면서 1·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그들에게 있어 승리"라고 평가했다.
AP 통신은 이번 베트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위협의 종료에 가까이 다가갈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이어 "베트남 정상회담을 블록버스터로 만들기 위해 트럼프로서는 '영변'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는 물론 북한 핵자산 세부 목록과 일부 핵폭탄과 장거리 미사일의 국외 반출 등의 '빅딜' 가능성을 내다봤다.
다만 이 경우에는 북한이 과감한 제재 해제와 석탄 등 광물 수출 재개를 요구하는 등 '비싼 대가'가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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