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도전 박준형-임혁필 "개그에도 사전이 필요해"

입력 2019-02-17 08:00  

유튜브 도전 박준형-임혁필 "개그에도 사전이 필요해"
KBS '갈갈개그대백과사전' 론칭…"절제된 과감함 보여드릴게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지금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어렵잖아요.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갈갈이' 박준형(46)과 '세바스찬' 임혁필(47)이 흘러간 개그들을 '집대성'해 소개하는 프로그램 '갈갈개그대백과사전'을 KBS 유튜브 채널 '크큭티비' 내에 론칭한다. 최근 유튜브에 도전하는 개그맨들이 넘치지만 상당한 고참인 박준형과 임혁필의 시도는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최근 여의도 KBS 별관에서 만난 박준형은 "대한민국에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개그들이 너무 많다. 콩트와 콩트 사이 작은 것들이 예전엔 꽤 있었는데 흘러가 버렸다. 그걸 모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국어도 영어도 사전이 있는데 개그는 왜 없나. 개그에도 사전이 필요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영혼의 단짝인 파트너 임혁필이 함께해준다고 해서 참 좋다"며 "이외에도 MBC 개그우먼인 김세아와 '갈갈이 패밀리'의 김시덕, 오지헌도 객원 멤버로 도와주기로 해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그맨들이 최근 1인 미디어에 많이 도전하는데 혼자 기획, 편집, 촬영을 다 하다 보니 준비된 콩트를 할 수 없다는 건 한계"라며 "저도 혼자였다면 못했겠지만, KBS에서 도와주고 동료 후배들도 함께하니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임혁필은 "최근 지하철 광고판이 온통 하얗다. 아무도 광고를 보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개그콘서트' 시청률이 35%에, 1주일만 나와도 스타가 되는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1년 내내 나와도 대중들이 잘 모르는 후배가 너무 많다. 코미디도 유튜브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방송 시청자보다 유튜브 구독자들이 훨씬 냉정하다"며 "그래서 정신력이 더 강해야 한다. 바로 좌절해서 포기하면 끝"이라고 강조했다.


'갈갈개그대백과사전'에서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코미디 계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준형은 "지금 봤을 때 어이없을 정도로 시대에 너무 안 맞는 것은 과감하게 거를 것"이라며 "1970년대 유행한 참새 시리즈나 이후 인기 있었던 덩달이, 최불암, 만득이 시리즈도 더 재미있게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임혁필은 "나팔바지도 1980년대 유행했지만 2000년대에도 사랑받았다"며 "'개그콘서트'도 '코미디빅리그'도 재밌지만 옛날 개그를 보고 싶다는 분들도 많다. 옛것을 버리지 않고 다듬는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코너를 꾸며보고 싶다"고 공감했다.


두 사람은 다른 개그맨들보다 다소 늦게 유튜브에 도전하는 만큼 유튜브의 속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연구한 것처럼 보였다.
"TV보다 유튜브는 훨씬 호흡이 빠르죠. 기승전결이 필수고 마지막에 터져줘야 하고요. B급 코드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박준형)
"유튜브는 방송처럼 심의가 없죠. 저희 둘은 '허리급 개그맨'인 만큼 방송보다 과감하게, 그러면서도 절제하면서 고급스럽게 개그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최근 방송이 너무 젊은 세대 위주로 흘러가는데, 유튜브로 오히려 중장년의 욕구를 채워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임혁필)


두 사람은 장기간 침체한 개그계에 대해서도 자기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박준형은 "시대가 바뀌어서가 아니라, 안 웃겨서 인기가 없는 것"이라며 "사실 대중이나 사회를 탓할 게 아니라 개그맨들이 먼저 반성하고 대중의 감을 따라가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도 새로운 채널로 새롭게 도전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혁필은 "예전에 김병만 등은 소품도 직접 만들었다. 그러면 시청자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알아주신다. 요새는 그런 것들이 좀 아쉽다"면서도 "예전에는 '동작그만'을 재밌게 봤는데, 요새는 '진짜 사나이'로 아예 군대에 직접 보내버리니 시대가 많이 바뀐 것도 사실"이라고 의견을 냈다.
그러자 박준형은 "'리얼 예능'을 이기려는 개그계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임혁필도 "이제 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은 '개콘'과 '코빅'만 남았는데 개그도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각자 라디오, 공연 등으로 활약하지만 '본업'으로 오랜만에 돌아오게 된 두 사람은 유튜브 도전을 '사명감'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개그의 역사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일종의 '개그 말모이'인 셈이네요."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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