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묻힌 청주 '남석교', 일부라도 햇빛 보나

입력 2019-02-19 11:45  

일제강점기 때 묻힌 청주 '남석교', 일부라도 햇빛 보나
청주시 '남석교 부분 관람' 사업 전제 정밀 안전진단 착수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90년 가까이 땅속에 묻혀 있는 청주 남석교가 일부나마 햇빛을 볼 수 있을까.
청주시가 오는 21일부터 남석교 정밀 안전진단을 한다.
2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조 안전진단 업체를 통해 남석교 지반 안전 확인을 위한 시추(3공)와 분석 작업을 벌인다. 안전진단 결과는 5월에 나온다.
남석교를 묻는 과정에서 복토를 했는지, 진흙에 매몰한 것인지, 다리 아래가 모래땅인지, 암반이 있다면 그 강도는 어떤지 등을 알아보는 사업이다.

남석교가 매몰돼 있는 곳이 육거리시장 일대여서 주변 상인과 시장 이용객의 불편이 없도록 야간에 시추 공사가 진행된다.
시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육거리시장 상인들의 동의를 거쳐 일부 상판을 걷어내고 강화 유리 시공 등 다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 구조물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청주읍성 남문 밖에 있던 남석교는 조선 시대 이전의 돌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2004년 청주대 박물관의 발굴조사 결과 총 길이가 80.85m로 확인됐다.
3행 26열의 돌기둥을 세운 뒤 널빤지처럼 다듬은 화강석을 이어놓은 모양새다.
기원전에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고려 시대 축조설이 가장 유력하다.

남석교가 땅속에 묻힌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남석교 밑으로 흐르던 무심천 물길이 1906년 대홍수로 바뀌면서 다리 바닥에 흙이 쌓이자 일제는 1932년 석교동 일대 제방 공사를 하면서 남석교를 흙으로 묻어버렸다.
예로부터 남석교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건강을 기원하는 답교놀이가 행해졌는데, 일제가 도시 정비를 내세워 실제로는 민족문화를 말살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 관계자는 "남석교가 일부나마 공개되면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일대 육거리시장이 활성화하고, 청주의 역사적 정체성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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