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동물이 호흡하는 산소(O₂)의 뿌리는 대양

입력 2019-02-26 10:46  

지구 동물이 호흡하는 산소(O₂)의 뿌리는 대양
"대기 집적 이전에 깊은 바다까지 광범위하게 존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동물이 호흡하는 분자 형태의 산소(O₂)는 지구의 대기와 대양에 풍부하게 있다. 그러나 지구의 46억년 역사에서 산소가 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대 암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약 25억~23억년 전에 이른바 '대산화사건(GOE·Great Oxidation Event)'을 겪으면서 지구 대기에 산소가 집적되기 시작했다. 광합성을 하는 물속의 박테리아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당을 만들고 부산물로 산소를 방출한 것이 출발점이 됐다. 이 때문에 고대의 얕은 바다에는 GOE 이전에 적은 양의 산소가 존재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그러나 이런 수준을 넘어 더 깊은 바다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산소화가 진행됐다는 증거가 학계에 제시됐다. 지구 산소의 뿌리는 대양이라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ASU) 지구·우주탐사 대학원 박사과정의 채들린 오스트랜더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서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맥레 셰일 산'에서 25억년 된 해양 퇴적암인 셰일(shale)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셰일이 고대 바다의 해저에서 침전물이 쌓여 굳어진 것으로 생성 당시 바다의 화학적 지문을 갖고 있을 수 있어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셰일 샘플을 녹여 주요 성분을 분리한 뒤 질량분석기로 동위원소 구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셰일에서는 처음으로 탈륨(Thallium)과 모릴브데넘(Molybdenum) 동위원소가 동시에 측정됐다. 이는 당시 고대 바다의 광범위한 해저에 산화망가니즈 광물이 묻히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런 일이 진행되려면 O₂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연구결과는 GOE 이전 O₂의 집적이 대양 표면에 국한되지 않고 훨씬 더 넓고 깊은 해저에서도 이뤄졌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구 대양의 산소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오스트랜더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가 "지구 산소화의 시작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많은 증거가 약 25억년 전 GEO 이후 지구 대기에 O₂가 집적되기 시작됐음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구의 초기 산소화는 대양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명백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분석자료에 따르면 O₂가 대기에 집적되기 훨씬 전에 대양에 상당한 수준으로 쌓였을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ASU 지구·우주탐사 대학원 아리엘 안바르 교수는 "O₂가 집적된 장소와 시기를 알았으니 다음은 왜 그런 집적이 일어났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면서 "대기 중에 O₂가 집적되기 오래전부터 대양에는 O₂를 방출하는 박테리아가 번성했으며 어떤 변화가 대기 중 집적을 가져왔는지 규명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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