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김정은, 귀국길 동선 바꾸나

입력 2019-02-28 20:17  

[하노이 담판 결렬] 김정은, 귀국길 동선 바꾸나
시진핑 회담·경제발전 도시 시찰 등 어려울 수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빈손으로 북한에 돌아가게 됐다.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로 중국 대륙을 종단하며 3박 4일간 철로로만 약 3천800㎞를 달려 베트남까지 왔었다.
그는 지난 26일 중국 접경지역인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베트남까지 3천㎞가 넘는 여정을 거쳤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김 위원장은 고된 여정과 정상회담으로 심신이 지친 데다 회담의 성과도 내지 못해 귀국길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28일 북미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지만, 김 위원장은 3월 1∼2일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3월 2일 오후 숙소인 멜리아호텔을 떠나 승용차로 동당역까지 이동해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교통 당국은 이날 오후 1∼3시 멜리아호텔에서 동당역으로 이어지는 국도 1호선의 차량통행을 막겠다고 예고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와 광둥성이나 중국의 다른 지역을 시찰할지가 관심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이 결렬된 것이 김 위원장의 동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해 압록강을 넘었을 때는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날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으나, 그가 탄 특별열차는 베이징을 들르지 않고 톈진을 거쳐 계속 달렸다.
중국이 양회 개막을 앞둔 상황이지만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등 중대한 외교 이벤트를 전후로 시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직후에도 중국을 다시 찾아 결과를 공유하고 정세를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중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미회담 결렬로 당장 김 위원장의 귀국길에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미국 견제를 위해 향후 중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베이징 소식통도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만나기로 했다고 해도 합의가 무산됐는데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북미회담이 결렬됐는데 북중이 만난다면 미국이 좋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중국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월 3일 베이징에서 개막한다는 것도 중국이 김 위원장을 맞이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 개혁개방의 발원지인 광둥성을 비롯한 중·남부의 주요 도시를 시찰해 중국의 경제발전 성과를 직접 보고 강한 개혁개방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1958년 김일성 당시 수상이 6일간의 베트남 방문 후 중국 상하이와 우한 등을 거쳐 귀국했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2001년 상하이를 방문해 "천지개벽"이라는 발언을 했고, 2006년에는 우한, 광저우, 주하이, 선전 등을 찾았다.
하지만 국내 공백 장기화와 중국 내 정치일정 등의 문제로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도시 방문은 다음 기회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방문 때 톈진(天津), 스자좡(石家莊), 우한(武漢), 창사(長沙), 헝양(衡陽), 난닝(南寧) 등을 거쳐왔는데 북한에 돌아갈 때도 비슷한 경로를 택할 수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중국을 둘러볼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용기 이용 여부에 대해서는 경호 문제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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