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자진사퇴에 금감원·하나금융 해빙무드 접어드나

입력 2019-02-28 20:50  

함영주 자진사퇴에 금감원·하나금융 해빙무드 접어드나
하나금융, 금감원 경고 이틀만에 전격 수용…사전교감설도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하면서 하나금융그룹과 금융감독원이 해빙 무드로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의 3연임 과정에서 벌어진 진흙탕 싸움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낙마로 이어지면서 형성된 해묵은 갈등의 골이 좁혀질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8일 지성규 부행장을 새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함 행장이 3연임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지 부행장이 은행장 단독 후보가 된 것이다.
이는 금감원이 26일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외이사 3명을 면담하면서 함 행장의 3연임에 대한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를 경고한지 이틀만이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고 금융사의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경고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27일 일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법률적 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이는 감독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못 박았다.
시기와 형식으로 보면 금감원이 함 행장의 연임을 강력히 경고하고 하나금융이 이를 즉각 수용함으로써 금감원의 자존심을 한껏 세워줬다.
금감원이 함 행장의 3연임을 경고했을 때 금융업권에선 하나금융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금감원이 다시 한번 체면을 구기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온 것이다.
이는 약 1년 전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당시와 정반대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이끄는 금감원이 김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걸었으나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되레 금감원장에서 낙마했다.
김 회장은 이 가운데 3연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 측이 최 전 원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고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저간의 상황을 보면 이날 하나금융이 함 행장의 자진사퇴라는 형식을 빌려 금감원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일종의 화해 제스쳐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함 행장이 최종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해도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까지 함 행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건 것이나, 하나금융 사외이사와의 면담을 굳이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나선 부분, 하나은행의 내규까지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점도 양 기관이 사전에 일정 부분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의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이 금감원의 의사를 즉각 반영하면서 금감원은 '관치'라는 부담을 대신 안게 됐다.
금감원은 "민간은행의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단언했으나 결과적으로 개입한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당국의 과도한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당은 금감원이 민간 은행장 선임에 관여해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것은 일종의 '금융권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3월 임시국회 때 금감원장을 상대로 집중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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