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베트남 측과의 양자 일정 시작까지 약 하루동안 외부 일정을 갖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현지 경제 시찰은 결국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현지시간)께 현지 숙소를 나서며 베트남 '공식우호방문'에 따른 본격적인 양자 일정에 돌입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트남 주석궁 앞에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한다.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장은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2차례 사전 답사한 것으로 확인된 국제컨벤션센터(ICC)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오는 2일 하노이 바딘광장 주변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에 헌화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승용차로 중국과 접한 베트남 북부의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해 특별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베트남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하노이 숙소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도착 당일 저녁 주베트남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 외에 북미회담이 예정된 이튿날 저녁까지 별다른 공개 일정을 갖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27일 저녁부터 28일 낮까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가진 뒤,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자 숙소로 귀환해 다시 약 26시간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기간 박닌성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과 하이퐁시 소재 빈그룹의 자동차 회사 '빈패스트' 등 산업 현장이나 김 주석이 방문했던 할롱베이를 둘러볼 가능성이 점쳐졌었지만 오수용 경제담당 노동당 부위원장·리수용 외교담당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움직인 정도였다.
김 위원장의 2일 출국까지 양자 일정이 상당히 빠듯하게 이어져 있어 현실적으로 베트남 시설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와 관련한 지역을 찾아 경험을 공유하고 개혁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일단 이번에는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여전히 1일 밤을 비롯해 숙소 인근 시설을 '깜짝' 방문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이 지원해 하노이에 설립된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에서 '손님 맞이' 분위기가 한 때 고조되면서 김 위원장이 방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되고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간 상황이어서인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노이 곳곳에 함께 게양됐던 인공기와 성조기 가운데 성조기가 일부 철거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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