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에선 연신 뿌연 물질 내 뿜는데' 미세먼지 무방비 항만노동자

입력 2019-03-06 11:40  

[르포] '배에선 연신 뿌연 물질 내 뿜는데' 미세먼지 무방비 항만노동자
"작년까지만 해도 노조에서 마스크라도 주더니 올해는 이마저도"
노동자들 자비로 마스크 구입…차단기능 약한 일회용이 대부분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종일 밖에서 고된 육체노동 하는데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일하려니 숨이 턱턱 막힙니다."
부산항 북항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일을 하는 부산항운노조 소속 노동자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엔 노조에서 마스크를 받아 쓰고 일했는데, 올해는 주지 않아 내 돈으로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며 "최근 미세먼지가 더 심해져 목이 따갑고 계속 기침이 나는데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일하려니 서글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항 노동자 상당수가 최악의 미세먼지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부산항운노조 조합원은 25개 지부에 7천500여 명 정도다.
이 중 도급제로 일하는 14개 지부 소속 노동자 4천여 명 중 대다수는 자기 돈으로 산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 대부분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일회용 마스크나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약한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도급제는 특정 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노조 소속으로 자신이 일한 만큼 봉급을 받아가는 것을 말한다.
컨테이너에 담지 않은 일반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냉동·보세창고, 컨테이너 야적장, 화물 고박, 어획물 분류를 하는 지부가 도급제로 운영된다.
다른 노동자는 "항만은 다른 곳보다 미세먼지가 더 심하기 때문에 밖에서 기능이 좋은 마스크를 쓴다 해도 1∼2시간 만에 미세먼지 고통에 시달린다"며 "대부분 일회용 마스크나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약한 일반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하역사 등에 고용돼 상용직으로 일하는 11개 지부 소속 노동자 3천500여 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하역사 노동자는 "회사에서 현장 근무자들에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지급해줘 쓰고 일해 도급제 조합원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도급제 조합원들이 미세먼지에 취약한 형편인 게 사실"이라며 "2천만원을 들여 도급제로 일하는 조합원 4천여 명에게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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