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마다 어울리는 포맷 찾아야…'트랩'은 드라마가 적합"

입력 2019-03-07 07:00  

"이야기마다 어울리는 포맷 찾아야…'트랩'은 드라마가 적합"
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 박신우 감독 인터뷰
남상욱 작가 "드라마로 옮기며 세계관 확장시켜"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영화로는 소시오패스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TV에선 풍성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라마화 제안이 오자 흔쾌히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만난 '트랩'의 박신우(40) 감독과 남상욱(43) 작가는 '영화로는 할 수 없던 이야기가 드라마로 옮겨가며 풍성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 감독은 영화 '백야행'(2009)을 연출했고, 남 작가는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텐(TEN)'(2012)을 집필했다.
각자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하던 두 사람이 케이블 채널 OCN의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에서 만나 함께 작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최근 종영한 7부작 스릴러극 '트랩'이다.
박 감독은 "영화는 짧다 보니까 소시오패스 이야기를 담기엔 플롯 위주의 겉핥기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드라마로 하면서 캐릭터 위주 이야기로 끌고 갈 수 있었고, 소시오패스 강우현(이서진 분)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속여 왔는지까지도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 작가 또한 "처음 영화 시나리오는 '범인은 사실 강우현이었다'는 식의 반전극이었다. 드라마로 확장하면서 소시오패스의 행동 이유를 설명하는 서사가 개발됐다. 그러면서 강우현에 대립하는 형사 고동국(성동일)이 만들어졌고, 많은 조연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대한 영화 같은 느낌을 주고자 박 감독은 전 회차 모두 콘티 작업을 했다.
박 감독은 "콘티 작업은 감독으로서 영화적인 부분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보통 드라마는 대본이 빨리 나오지 않고 찍어야 할 양도 많아서 콘티 없이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는 무조건 콘티부터 만들고 가는 편이다. '트랩'에서도 콘티를 그려둔 덕분에 감독이 의도한 대로 화면 컷(cut)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로 만들 뻔한 이야기가 TV로 옮겨가며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대표적인 대목이 표현 수위다. 남 작가는 "처음엔 더 잔인한 장면도 있었고, 상류층 인사들이 저급한 언어를 쓰는 설정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환경에선 불가능한 것들이라 다 뺐다. 드라마틱 시네마라고 해서 '영화처럼 하면 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가 고치는 게 약간 힘들었다"며 웃었다.
'트랩'은 7부작이라는 짧은 틀 안에서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전개와 빠른 속도감이 돋보였다. 박 감독은 "드라마는 딴 일 하면서 봐도 되는 편안함이 있는데 '트랩'은 대사 한번 놓치면 따라잡기가 어렵다. 몰입감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영화와 드라마 간 경계가 점차 사라져가는 현 추세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 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진단했다.
"영화는 필름으로 작업했고 드라마는 ENG로 찍었는데 어느 순간 모든 영상 매체가 디지털화했어요. 기술적인 걸림돌이 사라지기 시작한 거죠. 또 예전엔 남의 분야를 기웃거리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눈치가 조금씩 있었는데, 이젠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뀐 것 같아요. 전 '트랩'이라는 작품에 딱 맞는 포맷에서 즐겁게 작업한 것 같습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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