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경기 부지사 "적극적 상품개발로 상황돌파"…안영배 관광공사사장 "관광재개 준비"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서 북측, 베트남여행사 통해 여행상품 홍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6일(현지시간) 개막한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에서 한국관광공사는 '한류관광'과 함께 'DMZ 관광'을 전면에 내걸었다.
세계 최대의 관광박람회에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맞물려 관광공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DMZ 관광을 홍보하려 한 것이다.
190여 개국이 참여한 ITB는 글로벌 관광 전쟁의 축소판으로, 주요 관광 업계가 총집합한다. 지난해 관람객만 18만 명에 달했다. 관광공사에서는 안영배 사장이 직접 베를린을 찾아 공을 들였다.
경기도에서도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안 사장과 함께 DMZ 관광 홍보에 나섰다. 북한과 접경지역인 경기도는 DMZ 관광 등 교류·협력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벌여왔다.
더구나 ITB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관광공사와 경기도는 기대를 품어왔다.
회담 성과로 관광 관련 제재가 완화되면, ITB가 전 세계적으로 DMZ 관광뿐만 아니라 북한 연계 관광상품의 홍보장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이 빠졌다. 개막일인 이날 한국 홍보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한 안 사장과 이 부지사의 표정에서도 아쉬움이 역력히 드러났다.

안 사장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교류의 진전을 기대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서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남측 DMZ 관광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지사와 안 사장은 향후 대북제재 완화 국면을 대비한 북한 연결 관광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추진방식에선 두 기관에 온도 차가 났다.
경기도는 대북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DMZ 관광상품 개발과 남북 지자체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동서독 분단 시절 양측 지자체 간 적극적인 교류가 이뤄지면서 모세혈관이 촘촘히 이어진 점 등에 착안하고 있다.
이 부지사는 남북 공동 운영을 전제로 경기도가 구상 중인 DMZ 추모공원 등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남측 자본의 후원을 통해 북한의 옥류관 분점을 경기도에 낸 뒤 수익금을 북한으로 가져가지 않고 DMZ 추모공원 운영재단으로 귀속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또 "'남북협력을 위한 지방정부 협의회'를 만들어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식용유 공장건설 등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동경비구역(JSA)까지 전 세계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어가도록 과감하게 나가야 하고, 조금 더 자주적으로 상품을 개발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심스럽게 남북교류 활성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대북제재를 우회해 공격적인 교류에 나설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 부지사는 북한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에도 주목해 제재 국면에서도 남북 간에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ITB에서는 북한 측이 베트남여행사에 위탁해 부스를 간접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베트남 홍보관 한쪽에는 '조선국제려행사'라고 쓰인 배경 막 앞에서 베트남의 여행사 직원 한 명이 북한 여행 상품을 안내 중이었다. 이전에 북한은 ITB에서 직접 부스를 운영해오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직간접적으로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앙코르 사원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이 여행사의 팸플릿의 마지막 장에는 북한의 5가지 트래킹 관광상품이 소개돼 있었다. 독일에서만 북한 여행 상품을 운용하는 여행사는 13개 정도로 알려졌다.
정부 산하 기관인 관광공사는 정부 방침과 호흡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안 사장은 "금강산 관광이 풀릴 것에 대비해 북측과 잘 조율하면 관광이 재개됐을 때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남북교류가 활발해져서 관광이 가능해지면 부가가치는 정말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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