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발렌티노·헤이가 반한 파스키에

입력 2019-03-07 10:49   수정 2019-03-07 11:54

에르메스·발렌티노·헤이가 반한 파스키에
1980년대 뒤흔든 디자인운동 '멤피스' 창립 멤버 개인전
화가 전향 이후 20년 화업…"요즘은 장르 넘어 자유롭게 작업"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6일 서울 이태원 페이스갤러리에서 만난 나탈리 뒤 파스키에는 은발 아래 검은 코트를 걸쳤다. 유일하게 '튀는' 의상이 목에 두른 스카프였다.
잠깐 주저하던 파스키에는 스카프를 살짝 풀어 펼쳤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듯한 색채들을 대담하게 배치하고 기하학적인 도형이 돋보이는 이 에르메스 스카프는 파스키에 그 자신의 작품에서 영감받은 것이다.
파스키에는 1980년대 세계를 뒤흔든 디자인 운동 '멤피스' 창립 멤버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건너간 파스키에는 1981년 밀라노에서 에토레 소트사스(1917∼2007) 등과 함께 '멤피스'를 꾸렸다.
당시 획일적인 디자인에 반기를 든 '멤피스'는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받는다. 6년 뒤 해체됐지만, 최근 레트로 붐 속에서 재소환되는 중이다.
'멤피스' 해체 후 파스키에는 회화에 주력했다. 8일 페이스갤러리에서 개막하는 개인전 '사물들의 불규칙한 정렬'(The strange order of things)은 파스키에 20여년 화업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사물의 사실적인 묘사가 살아있는 1995년작 '새들과 친구들'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들었다는 '사물들의 불규칙한 정렬'(2019)까지 30여점이 나왔다.
출품작은 회화뿐 아니라 세라믹, 나무 오브제,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다. 대다수 작품은 디자인적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지만, 근작일수록 추상적인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화려하고 매끈한 요즘 디자인보다 투박한 느낌에, 작품 배치도 불규칙하다는 인상을 받지만, 볼수록 작업을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작가 고유한 색 감각이 흥미를 끈다. 에르메스뿐 아니라 발렌티노, 헤이 등 세계에서 손꼽는 브랜드들이 파스키에를 찾는 이유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짜는 일 또한 하나의 작업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년 동안 각각 다른 시기에 선택한 작품들이 한 전시에서 어떻게 결합하는지, 이 조합이 어떻게 다른 의미가 있는지, 때로는 어떠한 예상하지 못한 무작위적인 정렬 속에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관심을 뒀습니다."
작가는 "최근 다시 디자인 작업도 시작했다"라면서 "이제 미술, 디자인을 구분짓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25일까지.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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