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우리땅 독도 알린 황성주 씨

입력 2019-03-10 09:33  

[휴먼n스토리]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우리땅 독도 알린 황성주 씨
걸은 거리 10 곱해 모교 동아대에 장학금…붕어빵 장사로 모은 돈
"치열한 20대를 살지만, 스펙 대신 좋은 영향 주는 사람 되고 싶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대학생들이 일반적인 취업을 위한 스펙 대신 다양한 경험을 계속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동아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현 체육학과)를 졸업한 황성주(27) 씨는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92만4천250원을 모교에 기부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초 학교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해 올린 수익금 100만원을 '붕어빵 장학금'으로 기부한 데 이어 두 번째 장학금이다.
황씨는 지난해 12월 17일부터 1월 31일까지 46일간 산티아고 순례길 924.25㎞(프랑스 생장~스페인 콤포스텔라~피스테라~묵시아)를 걸었다.
자신이 걸은 거리에 10을 곱한 금액을 모교에 기부한 것이다.
그는 순례길에서 만난 세계인에게 '대한민국 땅 독도 알리기' 홍보 활동을 펼쳤다.
독도 사진과 영문 소개가 담긴 손수건 200장, 명함 400장, 독도 배지 200개 등으로 가득 찬 20㎏짜리 배낭을 메고 다니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줬다.
그는 "많은 사람이 찾는 순례길을 의미 있게 걷고 싶었다"며 "순례자 뒷모습에서 하나같이 내가 만든 독도 손수건을 가방에 매달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대학 시절 운영한 푸드트럭에 손님으로 왔던 외국인을 다시 만났을 때, '함께 독도를 알려 주겠다'고 반기는 순례자를 만났을 때 등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황씨는 독도 홍보용품을 제작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고 모교 학생들이 다수 참여해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모금에 성공했다.

남은 후원금은 후원자들 뜻대로 독도 홍보 활동 관련 용품을 추가로 제작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그가 7년간 보낸 대학 생활은 일반 학생과는 달랐다.
학교 홍보대사, 축구동아리 회장, 붕어빵 장사, 푸드트럭 운영, 해외 교환학생, 국토 종주, 각종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복수전공, 교직 이수, 청소년 멘토링, 초등학교 방과 후 스포츠 강사에 이어 대미를 장식한 산티아고 순례길 '독도 알리기'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누구보다 바쁘게 대학 생활을 보낸 그는 교내외 장학금으로 2천200만원을 받았다.
황씨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를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 준 대학 생활을 통해 얻은 게 정말 많았다"며 "돈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낙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치열한 20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보통 더 빠른 길을 선택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이리저리 가도 길은 있다"며 "대부분 대학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가질 취업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감을 조금 내려놓고 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받았듯 나 또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청년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통해 '잘 걷는 법'을 배웠다는 황씨는 이달 초 기약 없이 제주도로 떠났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등을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해 그는 또 다른 길을 나섰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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