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러시아, 지역분쟁 억지에 핵무기 사용않을 것"

입력 2019-03-12 17:33  

주미 러 대사 "러시아, 지역분쟁 억지에 핵무기 사용않을 것"
"국가 존립 위협받는 경우에만 사용…선제 핵공격 개념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지역 분쟁 억지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는 경우에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11일(현지시간) 강조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가 핵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어낸 얘기"라면서 "이 주제와 관련해선 너무 많은 가공된 뉴스들이 있다. (러시아엔) 어떠한 핵 선제공격 개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군사 독트린에는 언제 어떤 조건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가 명확히 규정돼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와 국가 존립에 대한 위협이 있을 경우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역 분쟁 억지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공개된 공식 문서를 읽어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미국은 우리의 경쟁국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을 파트너로 생각한다. 우리가 미국에 어떤 나라인지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다"라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안토노프는 러시아가 폐기 위기에 처한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살리기 위해 조약에 명시된 것 이상의 투명성 확보 조처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안토노프 대사의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시절에 체결한 핵무기 제한 조약 INF가 상호 위반 공방 속에 폐기 수준에 들어간 가운데 나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INF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INF)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다음 날인 2일 "우리의 답은 대칭적인 것이 될 것이다. 미국 파트너들이 (INF)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도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푸틴은 이어 지난 4일 INF 조약 이행 중단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공식 서명했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금지함으로써 냉전 시대 미-소 군비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행 중단으로 조약이 완전히 폐기되면 핵 강대국들 간에 새로운 군비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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