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2인자, 공식석상서 "아베 4연임"…야당 "악몽이다" 발끈

입력 2019-03-13 12:14  

日여당 2인자, 공식석상서 "아베 4연임"…야당 "악몽이다" 발끈
니카이 간사장, '장기집권' 연장 공론화…'레임덕 회피' 노림수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여당 자민당의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 총재 4연임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했다.
야당과 여권의 '포스트 아베' 주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런 발언이 실제로 4연임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아베 총리의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4연임에 대해 "지금의 활약으로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후보)으로 바꾸는 게 어려울 때는 (4연임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에 대해 "당 내외, 특히 해외에서의 지원도 있다. 당원의 기대에 따라 제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니카이 간사장은 43명의 의원이 있는 자민당 파벌 니카이파를 이끌면서 아베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2017년 자민당 당 규칙 개정을 통해 총재 3연임을 가능케 하는 데 앞장서며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그동안 니카이 간사장이 아베 총리의 4연임에 우호적이라는 언론 보도는 있었지만, 공개 석상에서 직접 4연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카이 간사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야당 일본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서기장은 "아베 총리의 4연임은 악몽"이라며 "강권 정치를 유지하기 위해 4연임이라는 것을 끄집어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후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강권 지배, (총리)관저에 의한 지배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아베' 주자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확실한 것은 현재 당칙은 3연임까지라는 것"이라고 견제했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의 측근도 "국민은 아베 정권에 질려있다. 4연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4연임론은 지난달 말부터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총무회장 등 아베 총리 측근들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는 사실상 일본의 총리다.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당초 '2연임 6년'이었지만, 2017년 '3연임 9년'으로 수정됐다. 같은 방식으로 당 규칙이 개정되면 '4년 12년'으로 총재의 임기가 다시 바뀔 수도 있다.
다만, 아베 총리의 4연임론을 둘러싸고는 아베 총리가 실제로 임기 연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낮은 지지율에 고민하는 사이 당 규칙을 2번이나 바꾸는 무리수를 써서까지 장기집권을 연장 하려했다가 아베 정권뿐 아니라 자민당에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4연임론은 아베 정권의 레임덕 방지를 위한 정치적 술수로 제기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임기의 끝이 보이면 정권이 레임덕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다음(4번째 임기)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해 레임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아베 총리 주변 인사의 발언을 전했다.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3번째 임기를 시작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총재 임기를 확보하고 있지만, 4월 통일지방선거와 여름의 참의원 선거 참패 등의 변수가 있으면 그 전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지지율 하락과 개헌 추진 동력 상실, 통계 부정 의혹 등의 악재를 맞고 있는 아베 정권에 벌써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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