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승인도 안 난 제주 국제학교 개교 소식에 부동산 '들썩'

입력 2019-03-13 16:31   수정 2019-03-14 16:48

설립 승인도 안 난 제주 국제학교 개교 소식에 부동산 '들썩'
싱가포르 ACS,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내년 10월 개교 예정 홍보
제주도교육청 "수용여건, 운영능력 등 종합검토 후 판단"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싱가포르 국제학교 앵글로-차이니즈 스쿨(ACS)의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분교 설립 계획에 인근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사회단체는 또 다른 '귀족학교'이자 '주식회사 교육'이라며 승인 불허를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국내 법인인 GIS가 설립한 학교운영법인 ㈜에이씨에스제주가 지난해 2월 20일 제주영어교육도시에 'ACS 제주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를 보면 약 920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제주영어교육도시 H17 부지 11만3천831㎡에 전체면적 5만4천30㎡의 건물을 짓는다. 학년 편제와 정원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56학급, 1천130명이다.
설립 자금은 싱가포르 ACS 학교재단인 올드햄 엔터프라이즈와 협약을 체결한 GIS가 국내 자본 투자를 받아 조달하고, 학교 설립 후에는 에이씨에스제주가 교육과정과 운영방법 등을 가져와 운영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ACS는 130년 전통을 가진 싱가포르 명문 중·고등학교다. 싱가포르에서는 처음으로 영재교육(SBGE)을 도입했으며, 2005년에는 국제공통 대학입학 자격제도(IB DP)를 도입한 학교 중 최고의 학교로 선정된 바 있다.
교육청은 그러나 신청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월 첫 신청서를 반려했고, 에이씨에스제주는 같은 해 12월 28일 다시 설립계획승인을 재신청했다.
교육청은 지난 1월 미비한 자료 보완 제출을 요구했고, 에이씨에스제주는 한달여 만에 보완 자료를 제출했다.
교육청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는 이에 지난 7일 첫 번째 회의를 열어 자료를 검토하고 다시 보완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심의위원회는 내부적인 법률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ACS 국제학교 설립과 관련해 도내 사회단체들이 반대하고 있어 설립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교육청에 ACS 국제학교 설립 불허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싱가포르 학교의 직접 진출이 아닌 국내 민간자본 투자 유치를 통해 추진한다는 점에서 실체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CS 국제학교 역시 연간 학비가 5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을 서열화하는 '귀족 교육', '주식회사 교육'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ACS 측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설립 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2020년 개교를 기정사실로 홍보하고 있고, 일부 기획부동산들 역시 이와 연계한 부동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기획부동산 업체들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점을 꼬집기도 했다.
고덕규 제주도교육청 국제교육협력과장은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전체적인 수용여건과 해당 학교법인의 운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설립계획 승인 이후에도 학교 건물 완공과 교육부 장관의 동의 절차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설립을 승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씨에스제주가 내년 10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여러 절차를 고려하면 기한 내 개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영어교육도시 개발사업자인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17년 5월 싱가포르 국제학교재단인 올드햄 엔터프라이즈와 ACS 제주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