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전 퇴계가 걸은 마지막 귀향길 재현한다

입력 2019-03-15 14:54   수정 2019-03-15 15:31

450년전 퇴계가 걸은 마지막 귀향길 재현한다
내달 9∼21일 서울서 안동 도산서원까지 걷기행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퇴계 이황(1501∼1570)이 1569년 임금에게 사직 상소를 올리고 걸은 마지막 귀향길을 450년 만에 재현한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15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9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출발해 12일 동안 도보로 이동해 안동 도산서원까지 가는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도선서원과 도선서원선비문화수련원이 주최하는 귀향길 재현은 매일 오전 8시에 출발해 하루에 20㎞ 내외를 이동하며, 일반인도 참가가 가능하다.
김 원장은 "퇴계가 시종 한두 명과 걸었다는 점을 고려해 인원은 15명 정도로 꾸렸지만,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 좋겠다"며 "퇴계 정신을 되새기고 봄날 경치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국제퇴계학회 회장은 "이번에 걷는 길을 퇴계는 살면서 18차례 오르내렸고, 영남 지역에 사는 많은 학자가 걸었다"면서 "걷다 보면 둘째 날까지는 힘들지만, 셋째 날부터는 몸이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동 출신인 퇴계는 선조가 즉위한 이듬해인 1568년 조정이 거듭해서 부르자 고향에서 상경했다. 그는 대제학으로서 어린 임금을 보좌했고, 성리학의 핵심을 응축해 담은 책인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제출했다.
고향에서 학문을 수양하며 만년을 보내고자 한 퇴계는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한 끝에 1569년 3월 4일 일시적 귀향 허락을 받아냈다.
다음날 바로 길을 나선 퇴계는 임금의 배려로 충주까지 관선(官船)을 이용했고, 이후에는 말을 타고 죽령을 넘어 도산서원에 이른 뒤 봄날에 활짝 핀 매화를 봤다.
귀향길 재현 행사 개회식은 다음 달 9일 오후 2시 봉은사 보우당에서 열린다. 조순 전 도산서원 원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축사를 하고, 이광호 회장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강연한다.
강연은 걷기 도중에 여러 차례 진행한다.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허권수 경상대 명예교수, 이기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기현 전북대 명예교수, 김언종 고려대 명예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
충주에서 일정이 끝나는 다음 달 15일에는 김종성 충남대 의대 교수가 퇴계가 지은 시조인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을 소재로 완성한 공연을 선보인다.
김 원장은 "귀향길 재현을 통해 퇴계 선생의 삶과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고, 심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귀향길에서 '길 위의 길'(The way on the road)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자들이 일회성 행사로 끝내기에 아쉽다고 한다면 연례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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