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 개막

입력 2019-03-18 13:54  

국립제주박물관,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 개막
'신구법천문도', 한라산서 본 노인성 타임랩스 영상 '눈길'…이달 19일부터 6월 16일까지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그대는 노인성을 보지 못하였는가
별 중에 최고의 영험을 지닌 별이 노인성이라는 별을
이 별은 사람들의 수명을 늘려주나니
별 비추는 곳마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네
가을 새벽, 봄 저녁에 남쪽에서 보이나니
오래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밝게 빛나는걸
제주도에 유배됐던 조선 후기의 문신 조관빈(趙觀彬)은 그의 저서 회헌집 4권에서 '노인성(老人星)'을 이렇게 노래했다.
제주의 밤 하늘에서 볼 수 있다는 노인성은 조관빈 뿐만 아니라 천수를 꿈꾼 임금과 권력자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제주의 정서와 색을 살려 노인성을 주제로 한 특별전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제주를 비추다'를 19일 개막한다.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수성(壽星)', '카노푸스(Canopus)'라고도 불리는 노인성은 고도가 낮기에 실제로 관측이 매우 어려워 예로부터 이 별이 뜨면 나라가 평화로워지고 별을 본 사람은 무병장수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주는 노인성이 뜨는 곳,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노인성 대한 이야기를 시간에 흐름에 따라 세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1부 '나라의 운명을 점치는 별'에서는 노인성의 개념이 만들어지는 역사적인 과정을 각종 천문서와 천문기구 등을 통해서 살펴본다.

특히 가로 5m, 세로 2m에 달하는 대형의 '신구법천문도'는 전시의 백미로 우리 조상들이 본 하늘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수작이다.
2부 '장수의 별'에서는 노인성의 화신, 수노인을 그린 수노인도와 장수하는 삶을 축복하고 기념했던 그림들로 꾸며졌다.
김명국, 윤덕희, 김홍도, 김득신, 조석진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린 수노인도를 모았다.
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의 민화 수노인도와 19세기 제주목사 이규원의 8대조가 참여한 '남지기로회도(숭례문 밖 연꽃 핀 물가에서의 모임)'와 같은 흥미로운 작품도 소개된다.
3부 '노인성이 비추는 땅, 제주'에서는 제주와 노인성의 관계를 언급한 문헌, 개인 기록 자료들을 엮어서 옛 사람들이 생각했던 노인성이 비추는 고을, 제주에 대해서 살펴본다.
1부와 2부 전시를 연결하는 공간에선 한라산 정상에서 타임랩스 기법, 드론 촬영으로 만든 '노인성이 뜨는 한라산의 밤 풍경' 영상을 볼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촬영팀은 지난해 12월부터 4차례 넘게 시도 끝에 노인성을 화면에 담는 데에 성공했다.
아름다운 제주의 밤하늘과 서귀포시 남쪽 바다 위로 뜨고 지는 노인성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관람객들의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시설명을 제공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비롯해 대상별로 특화된 10종의 교육 프로그램이 총 44회에 걸쳐 운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jej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국립제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9일부터 6월 16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를 준비한 양수미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의 이야기가 제주가 가진 문화적 서사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i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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