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 주인 시위나선 이유…경기-전북, 공무원 원정교육 '갈등'

입력 2019-03-26 16:13  

하숙집 주인 시위나선 이유…경기-전북, 공무원 원정교육 '갈등'
인재개발원 사무관 교육에 경기도 "비용 많고 인사 적체…자체교육"
전북도 "지역상권 무너진다"…하숙집 주인 "당장 생계에 지장 초래"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지방자치 인재개발원(옛 지방행정 연수원)이 있는 전북혁신도시 인근의 하숙집·음식점 주인들이 뿔났다.



완주군 이서면 일대의 이들은 인재개발원에 입소해 교육을 받는 전국 지자체 5급(사무관) 승진자들을 하숙 치거나 음식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경기도의 '변심'으로 생업에 큰 차질이 생겨서다.
경기도가 전북으로 교육을 가면 비용이 많이 들고 교육 시기 지연 등으로 적절한 인사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자체교육 방안을 마련, 지난 15일 행안부에 자체교육 승인을 요청하자 이서면 일대 하숙집 주인을 비롯한 상인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2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액을 들여 원룸 하숙촌과 음식점 등을 장만했는데, 수년간 오던 교육생들이 끊기면 당장 생계가 타격받고 곧 상권도 무너질 것"이라며 경기도에 승진자 자체교육 철회를 촉구했다.
전북도의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인재개발원이 잘 정착하고 활성화하도록 경기도가 자체교육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성일 완주군수도 지난 22일 행안부를 방문해 "자체교육은 국가 차원의 중견 공무원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인재개발원 설립 취지에도 역행한다"며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도 행안부 장관을 만나 불가 입장을 전달했으며 전북도의회 완주군의회도 이런 취지의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주민뿐 아니라 전북 정치권·지자체의 이 같은 반발은 행안부가 경기도의 자체교육을 승인하면 경기도뿐 아니라 전북과 거리가 먼 제주도, 강원도, 서울시, 경상권 등 다른 지자체의 이탈 도미노가 불 보듯 뻔해 지역 상권의 붕괴 등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재개발원의 5급 승진자 교육생 3천858명 중 경기도 소속은 611명으로 15.8%를 차지했다.



또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10여개 공공기관 중 2013년 가장 먼저 이전한 인재개발원은 직원 100여명과 연간 예산 200억원가량이어서 지방세수는 물론 교육생들의 하숙과 문화, 여가, 사교 활동 등에 따른 연간 1천억원가량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 전북도민의 상실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년째 하숙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6명의 하숙비로 6주에 360만원의 수입을 얻어 원룸 신축에 들어간 대출을 갚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해당 지역에서 자체교육을 하면 입주자가 없어 망하는 건 순식간"이라고 걱정했다.
연간 8천명가량의 공무원이 교육을 받는 인재개발원은 기숙사 부족으로 연간 4천명가량인 5급 승진자는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6주 교육을 받는 이들 4천명은 대개 이 일대 '하숙 마을'에서 1인당 50만∼60만원을 내고 하숙을 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의 숙식비와 교통비 등은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완주군 관계자는 "경기도는 1965년 수원에 설립된 이 기관을 통해 50년 가까이 엄청난 부가가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받았음에도 인제 와서 거리가 멀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 등으로 자체교육을 하겠다니 지역 편익 이기주의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개발원이 정부의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라는 취지를 살리고 지방의 핵심 리더를 양성하는 공무원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자체교육 방침을 자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c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