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중동 문제 해결에 부정적 영향"…외무부 "국제 규범 무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 미국의 조치를 러시아도 비판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자국 기자들로부터 미국의 조치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그러한 결정은 중동 문제 해결은 물론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전반적 분위기 측면에서도 확실히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미국의 또 다른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미국의 결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자국 라디오 방송 '루스코보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언어로 (순화해) 얘기하더라도 이번 일은 중동지역의 새로운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하로바는 이어 "이런 일은 모든 국제 규범과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무시하는 것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포고령에 서명하기 전 이루어진 러-미 외무장관 전화통화에서도 미국 측의 조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제공]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으로 이어지고 시리아 위기 해결을 방해하며 중동지역 전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proclamation)에 서명했다.
한편 라브로프와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베네수엘라에서 국가 반역을 도모하려는 시도와 합법적 정부를 위협하는 것은 유엔 헌장 위반이며 주권 국가의 내정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라브로프는 키예프 정부(우크라 중앙정부)가 우크라이나 내부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합의' 이행을 거부하도록 조장하는 미국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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