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이어 조남호도…" 범한진가 '2세 경영' 저무나

입력 2019-03-29 17:15  

"조양호 이어 조남호도…" 범한진가 '2세 경영' 저무나
조원태·조원국 '3세 체제' 전환에 속도
금호家도 박삼구→박세창 경영권 이동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범(汎) 한진[002320]가 2세 경영이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지난 27일 한진가의 장남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003490]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지 이틀 만에 동생 조남호(68) 한진중공업홀딩스[003480] 회장도 한진중공업[097230]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29일 서울 용산구 한진중공업 남영빌딩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에 이병모(62) 사장을 선임했다.
한진중공업 이사회는 주총에 앞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남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추천하지 않았다.
지난달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가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식거래가 정지되는 등 경영책임을 물은 탓이 크다.

2013년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조남호 회장은 사내이사직은 계속 유지해왔지만, 이날 사내이사 연장이 되지 않아 앞으로 이사회를 통한 경영이 불가능해졌다.
아울러 한진중공업 최대주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를 통해 한진중공업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던 것도 회사와 채권단이 취한 주식 감자·소각 조치로 더는 불가능하게 됐다.

조남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이다.
선친이 작고한 2002년 이후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분리되면서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맡아 운영했다.
대한항공은 장남인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과 메리츠증권은 작고한 3남 조수호 회장과 4남 조정호 회장에게 각각 돌아갔다.

당시 장남 조양호, 차남 조남호, 4남 조정호 회장은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성장시킨 공이 있지만, 2010년 경영 위기에 따른 정리해고로 노사갈등을 빚어 국회 청문회 증인대에 서기도 했다.
이틀 전 주총 표결을 통해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배제된 조양호 회장 역시 대한항공을 맡아 글로벌 항공사로 키운 공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자녀와 아내의 '갑질' 논란에 이어 스스로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며 자격 논란 끝에 사내이사에서 낙마했다.

조양호 회장은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을 통해 대한항공 경영에 관여할 전망이지만, 여론의 따가운 시선 속에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부담스럽게 됐다.
범한진가 두 회사의 경영 무게 중심은 '2세'에서 '3세'로 급격히 기우는 모양새다.
조양호 회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이미 2012년 대한항공 등기이사, 2014년 한진칼 등기이사에 올랐고, 조남호 회장 장남 조원국 한진중공업 전무는 이날 그룹 지주사 한진중공업홀딩스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또 다른 재벌가인 금호가(家)도 전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용퇴로 전환기를 맞았다.
박 회장은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020560] 부실 감사보고서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이날 금호석화 주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형의 사퇴에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금호가는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넷째 아들인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쪼개진 이후 상표권 맞소송을 벌이고 고발전을 벌이는 등 2016년까지 대립한 이력이 있다.
박삼구 회장은 전날 용퇴를 선언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결국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267850] 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며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점치는 전망도 나왔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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